‘개막 전부터 찝찝’ 한국 축구, 껄끄러운 중동팀 악연 계속?[2023 아시안컵]
입력 2024.01.08 14:29
수정 2024.01.08 14:30
아시안컵 개막 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중동팀 이라크에 1-0 신승
역대 최강 전력 평가받는 클린스만호에는 아쉬운 결과와 내용
곳곳에 깔린 중동팀 '지뢰' 못 피하면 64년 만의 우승 꿈 물거품
역대 최고의 전력이라고 평가받는 ‘클린스만호’가 이라크를 상대로 고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피파랭킹 23위)은 지난 6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뉴욕대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이라크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40분 터진 이재성(마인츠) 선제골을 지켜 1-0 신승했다.
아시안컵 개최지 카타르 입성(10일)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평가전을 승리로 마쳤다.
클린스만호는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1-0승) 이후 A매치 6연승 행진 중이다. 7경기 연속 무실점(20득점) 행진도 이어갔다.
이기긴 했지만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대표팀으로서는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은 한판이었다. 이라크는 2007년 아시안컵에서 ‘깜짝’ 우승했던 추억이 있는 팀이지만, 2010년 이후로는 불안한 정세 탓에 경기력도 불안했다. 지금의 한국 전력이라면 완파해야 할 상대다.
1-0 리드 속에서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조규성(미트윌란),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핵심 멤버들을 모두 투입하며 맞이한 후반에는 1골도 넣지 못했다. 후반만 뛴 이강인은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 속에 경고누적으로 퇴장까지 당했다. 전반에 이어 김민재가 들어온 후반도 수비는 불안했다.
조별리그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D조에 속한 이라크는 E조 1위가 유력한 한국과 16강에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은 팀이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축구팬들은 “역시 중동팀은 까다롭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중동팀은 결정적인 순간 ‘아시아 최강’으로 꼽혔던 한국 축구의 발목을 잡아왔다. 1990년대 이후 치른 7차례 대회 중 4차례나 중동팀에 져 탈락했다.
1996년 UAE 대회 8강에서 이란에 2-6 참패로 탈락했다. 2000년 레바논 대회 때는 준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밀렸다. 2004년 중국 대회 8강에서는 또 이란에 졌다. 2007년 동남아 대회 준결승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에 패해 고배를 들었다. 2019 UAE 대회 역시 카타르에 져 8강에서 탈락했다.
한국은 이번 아시안컵에서도 중동팀들을 상대해야 한다. 10일 결전지 카타르에 입성하는 한국은 15일 E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바레인(86위), 20일 요르단(87위), 25일 말레이시아(130위)와 격돌한다. 조별리그 1, 2차전부터 중동팀을 연달아 상대한다.
물론 조별리그에서 만나는 중동팀들은 어렵지 않게 꺾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력과 대진을 봤을 때 16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이라크나 8강에서 충돌할 수 있는 이란은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중동팀들이다. 그 외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하는 UAE, 그리고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한국과 함께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일본과의 ‘한일전 결승’ 시나리오도 중동팀이라는 ‘지뢰’를 슬기롭게 피해야 가능하다.
개막 전부터 찝찝함을 안고 아시안컵을 맞이하게 된 클린스만호의 첫 상대도 중동팀 바레인이다. 역대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한국이 이번에는 중동팀과의 악연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