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 만에 우승인데.. 왕조 언급, LG는 무슨 자신감일까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3.11.19 12:30
수정 2023.11.19 12:30

10개 구단 유일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가을야구 좌절 통해 성장, 올 시즌 우승으로 결실

완벽한 투타 조화 앞세워 해태, 현대, SK, 삼성, 두산 아성에 도전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트윈스. ⓒ 뉴시스

1994년 이후 무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트윈스 감독과 선수들은 이번 우승이 ‘시작’에 불과하다며 너도나도 입을 모았다.


특히 염경엽 감독과 주장 오지환은 이제부터 ‘LG 왕조’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프로야구 역사상 ‘왕조’라는 수식어가 붙은 팀은 1990년대 해태 타이거즈와 현대 유니콘스, 2000년대 중후반 SK와이번스, 2010년대 초반 삼성 라이온즈, 2010년대 중후반 두산 베어스 정도다.


이들 팀의 공통점은 꾸준히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며 우승도 여러 번 차지했다는 것이다. 29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LG에 ‘왕조’라는 수식어가 언급되는 것은 다소 이른 감이 있다. 자칫 섣불러 보일 수도 있지만 왕조 언급의 배경은 현 전력에 대한 자신감에서 기반한다.


LG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의 핵심 전력이었던 채은성과 유강남이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팀을 떠났다.


후반기에는 전반기에만 11승을 올리며 팀을 이끈 외국인 에이스 아담 플럿코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지만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이는 스타 선수 한 두 명에 의존하지 않는 탄탄한 선수층이 있기에 가능했다.


LG는 올해 정규시즌서 팀 타율과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마운드는 양과 질적으로 풍부한 ‘투수 왕국’으로, 계속해서 팀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안정적이었고, 그간 포스트시즌서 발목을 잡았던 팀 타격마저 올 시즌을 통해 비로소 깨어나며 우승이란 달콤한 결실을 맺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LG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 뉴시스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르지 못했을 뿐이지 LG는 최근 5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가을야구 단골손님이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5년 동안 모두 가을야구에 참가한 팀은 LG가 유일하다.


번번이 포스트시즌 무대서 좌절했던 LG는 패배라는 값진 경험을 쌓으며 성장했고, 올 시즌을 통해 비로소 결실을 맺었다. 이제는 안정적인 전력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연속 제패를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LG는 그 어느 팀보다 신구조화가 잘 이뤄진 팀이다.


올 시즌을 통해 타석에서는 문보경, 문성주, 신민재 등이 주전으로 도약했고, 마운드에서는 유영찬, 박명근, 백승현 등이 새로운 필승조로 떠오르며 마운드를 더욱 두텁게 했다. 한국시리즈서 호투를 펼친 선발 김윤식의 존재도 빼놓을 수 없다.


주장 오지환을 필두로 박해민, 박동원 등 1990년대 생들이 중심을 잡으며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김현수와 김민성, 김진성 등 베테랑들이 후배들을 이끌어주며 강팀의 면모를 갖췄다.


임찬규, 함덕주 등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을 잘 지켜내고, 재계약이 유력한 케이시 켈리와 원투 펀치를 이룰 수준급 외국인 선발 투수를 잘 데려올 수 있다면 진짜 왕조의 기틀을 다질 수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