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규제 계도기간 연장 가닥...외식업계 “안착 위해선 매출 회복 선행돼야”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입력 2023.11.07 07:41
수정 2023.11.07 07:41

현장 소상공인 어려움 감안, 1년 연장 유력할 듯

일회용품 사용 금전적 이유 가장 커, 구인난도 한 몫

인식 개선 캠페인, 대출 확대 등 지원 절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 비닐봉지 판매 사용 금지 안내문이 붙어있다.ⓒ뉴시스

올해 외식업계 최대 화두였던 일회용품 규제 계도기간 연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는 규제 철폐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계도 기간 연장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회용품 퇴출을 위해서는 매출 회복 등 근본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우려가 크다는 반응이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지난 2일 서울 양천구 한 카페를 찾아 현장간담회를 열고 일회용품 사용 제한 강화에 대한 소상공인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은 "아무리 잘 만든 정책이라도 현장 이해관계자가 이행할 수 있어야 정책 목표가 실현될 수 있다"면서 "소상공인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일회용품 사용 제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일회용품 규제 계도기간이 한 차례 연장될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르면 이번 주 중 계도기간 연장에 대한 환경부 발표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연장 기간은 1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는 작년 11월24일 카페, 식당 등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도입하고, 현장의 부담 줄이기 위해 1년 간 계도 기간 시행했다. 오는 23일이 종료시점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외식 가맹본부들은 지난 1년간 단계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왔다. 하지만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적 여력이 부족한 개인 자영업자들은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한 채 일회용품 사용을 지속해왔다.


지난 9월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가 만료되면서 대출 부담이 한층 커진 데다 식재료, 인건비, 공공요금 등 비용 지출이 늘면서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지금 상황이 너무 힘드니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정부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이해해준다니 다행이다. 철폐가 제일 좋지만 그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 환영한다면서도 일회용품 사용금지 규제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매출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다수 외식 자영업자들이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이유가 금전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일회용컵과 나무젓가락, 일회용 식탁보 등 사용량이 많은 일회용품 대부분은 설거지 등 인력 충원으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품목이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인건비가 크게 오른 데다 코로나19 이후 구인난까지 겹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더 증가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계도기간이 연장된다고 이미 일회용품 대체재를 사용 중인 업체가 다시 일회용품으로 바꾸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 “단순히 계도기간만 부여할 것이 아니라 대출 지원 등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지원과 더불어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