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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도 올랐다”…눈치보던 외식‧주류업계 도미노 인상 나서나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3.10.31 11:24
수정 2023.10.31 11:25

하이트진로, 내달 9일 참이슬 출고가 6.95% 인상

주정‧공병 가격 인상 등 이유…“일부 품목 제외”

경쟁사 주류업체들도 가격 올릴 것으로 점쳐져

외식업계 벌써부터 ‘들썩’…식당 소주 7000원 예상

울 시내의 편의점에 판매중인 소주.ⓒ뉴시스

맥주에 이어 소주 1위 업체 하이트진로가 소주 가격 인상 포문을 열면서 경쟁사 주류업체들은 물론 외식업계까지 도미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주 출고가가 오르면 자연히 도매가가 오르고 소매점 가격 마저 올라 서민 부담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31일 하이트진로는 다음 달 9일부터 참이슬 후레쉬와 참이슬 오리지널 출고 가격을 6.95%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 대상은 360ml 병과 1.8리터(L) 미만 페트류 제품이다. 다만 농어촌 중심의 소비가 많은 담금주를 포함한 1.8L 이상의 페트류 제품과 일품진로 등은 제외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연초부터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가격이 10.6% 인상되고 신병 가격은 21.6%나 인상되는 등 원부자재 가격, 물류비, 제조 경비 등 전방위적으로 큰 폭의 원가 상승 요인이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발맞추고 소비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인상률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소줏값 인상은 일찌감치 예상돼 왔다. 맥주는 물론 햄버거 등 먹거리 물가가 들썩이자 ‘참이슬’과 ‘처음처럼’ 등 대표적인 서민 술 소주 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먼저 흘러나오면서, 정부가 서둘러 주류 업체들을 불러 모아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주류 업계는 버티기에 나서며 가격 인상을 보류했지만, 소주의 경우 주종별 원부재료 가격 동향을 고려할 때 출고가 인상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하이트진로와 같이 우리도 가격 인상을 검토중이긴 하나 그 어떤 것도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도 “아무래도 소주 같은 경우 유류비, 전기값 등 부대비용 인상, 인건비 인상 등의 요인과 주정, 공병가격 인상 등의 요인이 있다. 하이트진로쪽과 인상 요인은 ‘대동소이’하다”고 설명했다.


원가 인상 요인이 같고 과거에도 주류업계가 1위 업체 인상 후 통상적으로 1개월 안에 가격을 인상한 전례가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연내 가격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시내 식당에 소주가 진열되어 있다.ⓒ뉴시스

맥주 가격도 줄줄이 인상될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오비맥주가 지난 11일 카스와 한맥 등 맥주 출고가를 6.9% 인상하며 신호탄을 쏘아올렸기 때문이다다. 현재까지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가격을 인상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시간문제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내산 맥아 가격이 떨어진 만큼 맥주 값 인상 명분이 없다고 하지만, 한국산 맥주는 원재료의 90% 이상을 수입하고 있어 48% 이상 급등한 국제 시세를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게 업체들 얘기다. 이 밖에 물류비,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비용과 인건비 상승 등도 압박을 주고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맥주의 경우 주세 부담이 가중되고 있고 주정과 맥아, 홉 등 대부분의 소주와 맥주 원재료의 가격이 전부 올랐다”며 “그 외에도 물류비,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비용과 인건비 상승 등 현재 제품 가격 인상 요인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호프집, 식당 등 소매점 가격 조정도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메뉴 가격 인상 요인이 다분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영하지 못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주류 가격 인상 시기를 기다려 소비자들에게 우회 인상을 하고 있으나 올 하반기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쉽게 말하면, 두부와 콩나물 등 식자재가 오르면 이를 메뉴에 일일이 반영을 하지 못 한 것을 주류 가격에 반영해 왔다. 소비자 저항을 생각해 주 메뉴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술에 손해분을 일부 녹여 감내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참이슬 출고가가 오르면서 술 판매가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소주 공장 출고가는 100원 미만의 인상이 단행됐지만, 출고가 조정 이후 식당에서는 1000원 안팎의 조정이 이뤄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인상으로 식당에서 판매하는 소주 가격은 6000~7000원이 될 전망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강남이나 홍대 등 상권 밀집지역에서는 소주 한 병에 7000원에서 1만원까지도 받고 있다”며 “이번에 소주 공급가격이 올랐으니 일반 식당이나 주점도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전부터 식재료나 인건비, 가스비가 올라도 사실상 여론 눈치 보느라 메뉴 가격을 올리기가 힘들었다”며 “그런데 이번에 소주 가격이 오르면서 메뉴 가격 인상분을 술 가격에 반영하려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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