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일 만에 출장→12구 승부’ 이정후다웠던 홈 마지막 타석
입력 2023.10.10 22:25
수정 2023.10.10 22:25
마지막 홈경기서 대타 출전, 홈팬들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
옛 동료 김태훈과 12구 접전, 9회 대수비로 출전해 경기 마무리
‘천재 타자’ 이정후(키움)가 마지막 홈경기서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이정후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8회말 대타로 타석에 등장해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그는 지난 7월 27일 왼쪽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라 두 달 넘게 결장했다. 소속팀 키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일찌감치 좌절돼 무리할 필요는 없었지만 올 시즌을 끝으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한 이정후는 홈팬들에게 작별인사 차 경기에 나섰다. 그가 리그 경기에 나선 것은 무려 80일 만이다.
경기 전 홍원기 감독이 이정후의 대타 출전을 공언했지만 경기 막판 상황이 묘하게 흘러갔다.
7회말까지 3-0 리드를 잡던 키움이 8회초 수비서 3실점하며 동점을 허용해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이 찾아왔다.
하지만 키움이 8회말 공격서 득점을 내 극적으로 이정후가 부담 없이 나설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1사 1루 상황에서 임지열의 투런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자 홍원기 감독은 박수종 타석에서 지체 없이 이정후를 대타로 냈다.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을 받으며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이정후는 타석에 들어서기 전 헬멧을 벗어 홈팬들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
공교롭게도 마운드에는 키움서 이정후와 오랜 시간 한솥밥을 먹었던 이적생 김태훈이 서 있었다.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은 김태훈을 상대로 이정후는 무려 12구 접전을 펼치며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승부 과정에서 우선상 쪽으로 2루타성 타구를 날리기도 했지만 파울 라인을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여전한 컨택 능력을 과시한 이정후는 결국 김태훈의 12구를 공략해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었지만 삼성의 수비 시프트에 3루수 땅볼로 잡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비록 안타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들은 이정후의 이름을 연호하며 복귀를 반겼다.
타격에 그치지 않고 이정후는 9회말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중견수 수비에 나섰다. 비록 타구를 직접 처리하지는 않았지만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 승리를 팀 동료들과 함께 장식하며 의미를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