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김건희 특검' 강행 야권, 어려운 '이탈표' 전망에도 왜?

野 "특검법 또 거부하면 尹 해고" 으름장

尹 재의 요구하면 28일 본회의 재표결

'세 번째 특검법 폐기' 대비 상설특검도

윤 대통령이 임명 미룰 시 대안 있나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벌률안에 대한 수정안'이 지난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야당 단독으로 가결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 처리를 강행했다. 민주당은 독소조항을 제거한 특검법 수정안을 제출하며 여당의 참여를 압박했지만, 여당은 반대 뜻을 내보이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달 말까지 특검을 둘러싼 대치 정국이 이어질 상황 속, 민주당의 '세 번째 특검법 폐기 후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국회는 14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재석 의원 191명 전원이 찬성해 특검법 수정안을 의결했다. 김 여사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이번으로 세 번째다. 표결 전 여당 의원들은 '졸속 악법'이라고 반발하며 전원 퇴장했다.

원안과 달라진 '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은 수사 대상을 기존 14개에서 2개(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명태균 씨 관련 의혹)로 축소하고, 특검 후보자 추천 권한을 대법원장(제3자)이 갖는 내용이다.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 4명을 추천하면 야당이 2명으로 압축해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는데, 야당에서 대법원장이 추천한 4명이 모두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을 갖고 있어 결국 야당 입맛에 맞는 특검이 후보 선상에 오를 때까지 '뽑기'를 계속할 수 있는 방식이다.

앞선 '김건희 특검법'은 21대 국회였던 지난해 12월 28일과 22대 국회 들어 지난 9월 19일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이 모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법안이 국회로 돌아왔고, 재표결에서 부결되며 최종 폐기됐다.

수정안 의결 전부터 민주당은 으름장을 놨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을 겨냥해 "특검법을 또 거부한다면 주권자인 국민께서 해고를 명하실 것"이라며 "분노한 민심을 우습게 보지 마시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요구해 온 내용을 대폭 수용해 수정안을 마련했는데도 국민의힘은 있는 핑계 없는 핑계를 쥐어짜며 특검법 처리를 반대하고 있다"며 "한동훈 대표 역시 대통령 부부 방탄이 국민의 눈높이라고 호도한다면 국민께 뺨을 맞고 낙동강 오리알이 되는 건 시간 문제"라고 비난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도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들의 '한동훈 퇴출 작전'이 실행되고 있다"며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전 국민의힘 대표)처럼 쫓겨나고 싶지 않다면 이제 한 대표는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벌률안에 대한 수정안'에 대한 야당의 토론이 지난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시작되자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이 거부권을 당론으로 건의하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가운데, 민주당의 '세 번째 특검법 폐기 후 대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로 예상되는 재의결에서 법안 처리에 필요한 여당 이탈표를 끌어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야당 의원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면 국민의힘에서 8명만 이탈할 경우 재의결 정족수가 채워져서다.

그러나 여당의 강경한 스탠스로 이탈표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상설특검' 카드도 준비해뒀다. 지난달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시킨 상설특검 규칙개정안은 상설특검 후보추천위원회 7인 중 국회 몫 4인에 여당을 배제하는 것이 골자다.

대통령의 거부권이 없는 대신 조사 기간과 인력 규모가 기존 특검과 비교해 적다. 민주당은 '김건희 리스크'에 대응해 일반특검과 상설특검, 두 가지 전략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상설특검법 후보를 추천하는 국회 규칙개정안은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예정이다.

다만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지 않으면 강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어 윤 대통령이 임명을 미룰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우선 28일 가봐야 (상설특검) 확정이라는 말을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일단 계획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