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묻지도 않았는데 방한 언급…"진지하게 검토"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3.09.23 21:41 수정 2023.09.24 06:17

한일중 정상회의 관련해선

"적절한 시기에 개최되길"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식 참석 차 중국을 방문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현지시각) 중국 항저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면담을 하기 위해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양자 회담을 가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총리가 운을 띄우기도 전에 시 주석이 "방한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양국관계 개선 의지를 피력했다는 평가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23일 "시 주석 방한 문제는 저희가 먼저 거론하기 전에 시 주석께서 먼저 말씀하셨다"며 "본인의 방한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말씀이 계셨다"고 전했다.


해당 당국자는 '우리가 먼저 방한을 요청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시 주석이 먼저 언급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시 주석이) 방한하실 차례이긴 하다. 본인이 방한할 차례라는 걸 알고 계신다는 거겠죠"라고 밝혔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12월 방중해 한중 정상회담을 진행한 바 있는 만큼, 외교관례에 따라 시 주석이 답방할 차례라는 점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2019년 12월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도 했다.


시 주석의 한국 방문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4년 7월 국빈 방한이 마지막이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 측은 한일중 정상회의가 "적절한 시기에 잘 개최됐으면 좋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3국 정상회의 개최 필요성에 사실상 공감한다는 견해를 피력한 셈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의장국인 저희(한국)가 회의 개최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며 "(시 주석이) '적절한 시기에 잘 개최됐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서울에서 3국 정상회의 관련 논의를 위한 한일중 고위급회의(SOM·Senior Officials' Meeting)가 오는 26일 개최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단계적으로 (논의를 진척시켜) 조속히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해 갈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외교당국은 SOM 이후 △연내 3국 외교장관 회담 △연말·연초 3국 정상회의 △시 주석 방한을 차례로 추진한다는 '시간표'를 구체화하고 있다.


3국 정상회의에 중국 총리가 참석하는 만큼, 해당 일정을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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