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흉기난동' 조선, 피해망상 주장…검찰 "최원종 보고 진술 바꿔"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3.09.13 13:48 수정 2023.09.13 13:48

조선 변호인 "피고인, 누군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망상 겪어…현실과 구분 어려워"

"자신 보호하는 유일한 수단, '타인 공격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여"

검찰 "또래 남성에 꾸준히 열등감 품고 범행했다고 진술…여성·노인은 공격 안 해"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연합뉴스

4명의 사상자를 낸 이른바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33)이 법정에서 피해망상을 겪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분당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뒤 조선의 진술이 바뀌었다고 맞섰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2부(부장판사 조승우 방윤섭 김현순)는 살인·살인미수·절도·사기 및 모욕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선의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조선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사건 직전 며칠간 불상의 남성들이 자신을 미행한다는 불안감을 가졌다"며 "휴대폰을 해킹당한 게 아닌가 인터넷에 검색을 하기도 했고, 자신의 컴퓨터를 부수거나 휴대폰을 초기화하는 등의 행동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누군가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피해망상을 겪었다"며 "현실과 망상의 구분이 어려워진 가운데 자신을 보호하는 유일한 수단이 타인에게 공격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 측은 "수사과정에서 수집한 증거를 보면 피고인의 주장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특히 검찰은 조선이 꾸준히 또래 남성에 대한 열등감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으며, 범행 당시에도 바로 옆을 지나가는 여성과 노인은 공격하지 않고 젊은 남성만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특히 조선이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조사에서 피해망상에 대한 언급을 시작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씨 측은 전부터 망상에 관해 수사기관에서 진술했지만,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을 받아 원하는 대로 답변해줬을 뿐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나온 진술 증거 채택에 대부분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흰색 마스크를 눈 바로 아래까지 올려 써 얼굴을 최대한 가린 채 이날 법정에 들어선 조선은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재판 중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뒤 표정을 찡그리기도 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18일 오후 3시에 다음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에는 증거 조사 및 증인 신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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