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청문회서 "이모"…김남국 코인 의혹에 '처럼회' 각종 논란 재조명
입력 2023.05.09 00:00
수정 2023.05.09 00:32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공부 취지로 출범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당내 여론 주도해
꼼수 탈당·짤짤이 논란 등 민심 이탈 유발
해체 요구에도 "우린 개혁의 순교자일 뿐"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0억 상당 코인 보유' 논란에 휩싸이면서, 김 의원이 속한 당내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의 각종 논란이 재조명되고 있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처럼회는 '누구처럼 되자' 혹은 '누구처럼 되지 말자'는 뜻으로 붙여진 모임명이다. 정식 명칭은 '행동하는 의원모임 처럼회'로,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을 공부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2020년 6월 김남국 의원을 비롯해 최강욱·김승원·김용민·황운하·이탄희 의원이 주축이 돼 출범했으며, 김의겸·문정복·민형배·윤영덕·장경태 의원 등 20여 명으로 세를 불려 왔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를 집단적으로 지원하고,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의 합당으로 '친조국' 성향 당원 수만명이 유입되면서 처럼회의 입김은 더욱 세졌다. 이들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강행 처리 과정에서 당이 당론으로 입법에 나서도록 지지층을 선동하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 모임 소속인 민형배 의원은 당시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 보임을 위해 민주당에서 탈당해 '꼼수 탈당'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처럼회는 당 지도부가 '조국 사태' 등과 관련, 반성과 쇄신의 메시지를 낼 때 결이 다른 주장을 내놓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강성 팬덤 정치'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처럼회는 독단적인 행보와 무조건적인 '우리편 감싸기' 등 상식을 벗어난 행위를 일삼았다. 이 때문에 처럼회는 지난해 민주당의 6·1 지방선거 참패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히며 당내 해체 요구에 직면했다.
지방선거 패배 뒤 비이재명계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의원의 팬덤을 일부 정치 훌리건이 주도하고 있다. 가장 먼저 정치 훌리건을 없애기 위해 나서야 할 분들이 바로 이재명 의원과 측근 정치인"이라며 "그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모임이 처럼회"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정책위의장도 이 당시 "정책집단으로서의 처럼회는 선의의 취지에도 불구하고 이미 평가의 무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의원은 "처럼회가 검수완박을 주도하고, 처럼회 소속 회원들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보여준 모습은 국민들을 굉장히 실망시켰다. 그 중 한분은 검수완박 실현을 위해 위장·꼼수 탈당을 했다"며 "정치적 책임을 다하라는 뜻에서 해체론도 나오고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때 처럼회 소속 법사위원들의 발언과 행동은 민심이 돌아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최강욱·김남국·김용민·이수진·민형배 의원이 한 후보자 공격에 앞장섰지만, 뜬금없이 소리를 지르거나 잘못된 주장을 하면서 집단 망신을 당했다.
당시 김남국 의원은 한 장관의 조카가 이모(李某) 교수와 공저한 논문을 딸과 그 이모(姨母)가 공저한 것으로 착각해 "딸이 이모와 같이 논문을 쓰지 않았느냐"고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다그쳤다. 최강욱 의원도 영리법인 '한국쓰리엠'이 한○○으로 복자처리돼 있는 것을 한 장관의 딸 한모 양으로 착각해 엉뚱한 공세를 전개하기도 했다.
최강욱 의원의 '짤짤이 논란'도 민심 이탈을 유발했다. 최강욱 의원은 지난해 4월 같은 당 의원 및 남녀 보좌진과 온라인 화상 회의를 진행하다 남성 동료 의원이 카메라를 켜지 않자 성적인 행위를 상징하는 "XXX를 하느라 그런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당 윤리심판원은 만장일치로 '당원권 6개월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으나, 최 의원은 재심을 청구했다. 최 의원에 대한 징계는 현재까지도 결론나지 않았다.
가짜뉴스로 판명난 '청담동 술자리' 의혹 제기(김의겸 의원),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의료 지원 활동 관련 '빈곤 포르노' 발언 논란(장경태 의원), 지역구 물난리 속 '파안대소' 논란(황운하 의원) 등 각종 물의는 처럼회로부터 빚어진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처럼회는 "우리는 개혁의 순교자일 뿐"이라며 자신들의 행보를 합리화하고 있다. 처럼회 소속인 황운하 의원은 당내에서 해체론이 분출된 지난해 6월 한 라디오에서 "처럼회 면면을 살펴보면 합리적이고 온건한 성향을 가진 의원이 대부분"이라며 "사적인 이해 관계를 벗어나 시대적 과제인 정치 개혁이나 검찰 개혁의 과정에 자신이 기꺼이 순교자가 될 헌신적 각오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남국 의원도 올해 1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요즘 처럼회에 대한 평가가 바뀐 것 같다. 그전에는 초선의 강경파, 소신파 이런 평가가 좀 많았는데 요즘에는 합리파(라는 평가가 많다)"라며 "지금 검찰이 하는 걸 보니까 오히려 (처럼회는) 강경파가 아니라 합리파였고 더 했어야 하는데 부족했던 거 아니냐라는 그런 평가가 있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