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기만 한 독립운동은 NO, 위트까지 담아낸 ‘스윙데이즈’ [D:현장]
입력 2024.11.26 18:25
수정 2024.11.26 18:25
2025년 2월 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유쾌하면서도 진심이 닿아야 독립운동에 대한 생각이 제대로 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뮤지컬 ‘스윙데이즈 : 암호명 A’는 고(故) 유일한 박사가 일제 치하의 1945년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을 위해 OSS(미국 CIA 전신)가 비밀리에 준비한 냅코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탄생한 작품이다.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를 들여 3년여에 걸친 프리 프로덕션 작업을 통해 완성됐다.
영화 ‘실미도’로 천만 영화 관객의 시대를 연 김희재 작가의 첫 뮤지컬 집필작이기도 하다. 김 작가는 “독립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우리가 그 시대에 태어났으면 ‘모두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수많은 선택 앞에서 어떤 선택과 고민을 해야하고, 내 앞에 닥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소재를 익숙한 영화가 아닌 뮤지컬로 다룬 것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이 이야기는 된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영화로 제작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영화는 한 번 제작되면 동일한 소재로 짧은 기간 내에 또 다시 작품을 만들 수 없다. 이 소재가 오랫동안 소비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독립운동이나 일제 강점기는 국내 창작 뮤지컬에서도 단골 소재로 다뤄진다. 다만 이 작품에선 해석에 차별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연출은 “일제시대에 대한 이야기가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는데 해석하는 방법은 모두 다르다고 생각한다. 낭만이 있는 시대라는 해석도 있고, 국가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 모든 걸 바친 독립 운동가의 이야기도 있다. 그 안에서 로맨스나 판타지가 펼쳐지기도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쿨하고 멋진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독립운동, 시대에 저항하는 운동이 아프고, 괴롭고, 숭고한 것으로만 전달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위트 있고 유쾌하면서도 진심을 다하는 이야기로 만들어야 독립운동, 독립운동가에 대한 생각이 제대로 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비밀리에 독립운동은 후원하고 있는 성공한 사업가 유일형 역에는 유준상, 신성록, 민우혁이 나선다.
유준상은 “감히 말하는데 ‘스윙데이즈’는 그간 대한민국의 창작 뮤지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로 대단한 뮤지컬이 나왔다”면서 “벌써 7번째 창작뮤지컬에 참여하게 됐다. 앞으로 10주년까지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민우혁은 “전 세대에 통용되는 단어가 ‘사랑’이다. 마지막에 ‘내 목숨을 다 바쳐서 내가 사랑하는 이들을 지키겠다’는 유일형의 대사가 나를 설득시켰다. 나라와 친구,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은 전 세대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신성록은 “대본을 받았을 때 위트가 허락되는 작품이라고 느꼈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 진지하게, 혹은 느와르적이게 할 수도 있지만 이 작품은 위트가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 해나가다 보니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그들의 인생을 들려주는 느낌이다. 그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고훈정, 이창용, 김건우는 일본인 장교 아버지와 조선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일본인 중좌 ‘야스오’로 분한다. 정상훈, 하도권, 김승용은 일형의 가장 친한 소꿉친구이자 사업파트너인 ‘황만용’역을 맡는다.
정경진 프로듀서는 이 작품의 매력을 꼽기도 했다. 그는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밸런스다. 드라마와 음악, 연출 그리고 테크니컬한 여러 파트가 밸러스를 찾고 조화를 이루고 그것들이 세상밖에 나오면서 빛을 보게 된 것 같다”면서 “특히 배우들이 각자의 캐릭터를 각자의 색깔로 잘 나타내줬을 때 매회 다른 매력을 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볼수록 매력적인 작품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스윙데이즈 : 암호명 A’는 내년 2월 9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