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주변인물 5번째 사망…경기지사 시절 첫 비서실장, 극단선택 추정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3.03.10 08:26
수정 2023.03.10 08:56

성남 수정구 자택서 숨진 채 발견…유서 내용은 공개 안 돼

이재명 성남시장 재직 당시 비서실장·수정구청장…GH 사장 직무대행도 맡아

2019년 쌍방울 김성태 모친상 조문 가기도…지난해에는 '성남FC 의혹' 검찰 조사

대장동 의혹 관련 유한기·김문기 등에 이어 5번째 사망한 이재명 주변인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전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대표 주변인물의 다섯 번째 사망이다.


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이날 오후 6시 45분께 경기도지사 전 비서실장이었던 전 씨가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해 신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전 씨 아내는 "현관문이 잠긴 채 열리지 않는다"고 119에 신고했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문을 강제로 연 뒤 숨져 있는 전씨를 발견해 경찰에 인계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현장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전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사건 현장에서는 전씨가 남긴 유서가 발견됐으나 유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씨는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할 때 비서실장과 수정구청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이 대표가 도지사에 당선된 뒤에는 인수위원회 비서실장을 거쳐 2018년 7월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이어 경기주택도시공사(GH) 경영기획본부장을 자리를 옮긴 전 씨는 이헌욱 전 GH 사장이 사퇴하며 2021년 11월 이후 사장 직무대행을 맡았다.


이 전 사장은 이 대표 자택 옆집 'GH 합숙소 의혹'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인물이다.


전 씨는 지난해 12월 말 퇴직한 이후 별다른 대외 활동 없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경우 GH 합숙소 임차와는 관련이 없어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전 씨는 언론에 자주 노출되지 않았으나, 지난 1월 31일 수원지법에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공판에서 이름이 거론됐다.


당시 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쌍방울 전 비서실장 A씨는 "2019년 5월 경기도지사 비서실장(전 씨)이 김성태 회장 모친상에 조문을 왔다"고 증언한 것이다.


전 씨가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이 이 대표 관련 혐의에 대해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는 만큼, 성남시장 시절부터 측근으로서 여러 행보를 함께 한 전 씨가 수사망을 벗어나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경기지사 시절부터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 혐의로 구속기소된 상태다.


경찰은 전 씨 유족으로부터 "(전씨가) 지난해 11월 '성남FC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적이 있다"는 진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현장 조사 중이어서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며 "전 씨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할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표 주변 인물이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2021년 12월 10일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뒷돈을 챙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이 극단 선택을 했고, 같은 달 21일에는 대장동 개발 실무 책임을 맡았던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1처장이 마찬가지로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지난해 1월 12일에는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처음 제보한 시민단체 대표가 서울 한 모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같은 해 7월 26일에는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의 핵심 인물 배모 씨의 지인 40대가 사망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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