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거리는 리버풀, 클롭 감독 입지 이상 무?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3.01.03 09:36 수정 2023.01.03 09:36

브렌트포드에 84년 만에 패하면서 5위 진입 실패

구단 매각설까지 나오면서 클롭 감독 입지에 악영향

위르겐 클롭 감독. ⓒ AP=뉴시스

리버풀이 84년 만에 브렌트포드에 덜미를 잡히며 망신살이 뻗쳤다.


리버풀은 3일(한국시간)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와의 19라운드 원정경기서 1-3 패했다.


리버풀의 브렌트포드전 패배는 1938년 11월 이후 무려 84년여 만이다. 이후 리버풀은 각종 대회에서 브렌트포드와 9차례 만나 7승 2무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리그 4연승 행진도 막을 내린 리버풀이다. 만약 이 경기서 승리를 따냈다면 토트넘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설 수 있었고,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승점 1 차이로 압박할 수 있었으나 패배를 기록하며 오히려 7위 브렌트포드에 쫓기는 신세가 됐다.


축구의 기본을 이행하지 못했던 리버풀이다. 리버풀은 공격은 날카롭지 못했고 중원은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무엇보다 최근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수비진들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서 패배를 자초하고 말았다.


리버풀은 전반 19분 이브라이마 코나테의 자책골로 선제골을 허용했고 반격에 나서 두 차례 상대 골망을 흔들었으나 모두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오히려 전반 막판 요안 위사에게 헤더골을 허용, 2골 차로 뒤진 채 후반을 맞이했다.


리버풀은 후반 5분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의 크로스를 받은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이 골을 완성하며 추격의 불을 붙였으나 더 이상 효율적인 공격이 이뤄지지 않았고 후반 39분 음베우모에게 추가 골을 얻어맞으면서 굴욕적인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84년 만에 브렌트포드에 패한 리버풀. ⓒ AP=뉴시스

리버풀은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최고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다.


2015-16시즌 부임한 위르겐 클롭 감독은 팀 체질 개선에 성공했고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2019-20시즌에는 숙원 사업이던 30년만의 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이후에도 UEFA 슈퍼컵, FIFA 클럽 월드컵, FA컵, EFL컵 등을 석권한 클롭 감독은 이번 시즌 개막 직전 열린 FA 커뮤니티 실드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리버풀 구단 역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를 모두 제패한 감독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막상 리그 일정에 돌입하자 단단했던 경기력은 자취를 감췄고 우승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중상위권에 머물면서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EFL컵에서는 4라운드서 맨체스터 시티를 만나 패하는 바람에 일찌감치 탈락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올랐으나 ‘난적’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해야 한다.


여기에 시즌 중반에는 펜웨이 스포츠 그룹의 구단 매각 소식이 나오면서 입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됐다. 실제로 첼시는 구단 매각 후 곧바로 감독을 교체하며 대대적인 팀 개편 작업에 나섰다. 결국 클롭 감독이 리버풀에서 장기 집권을 하기 위해서는 올 시즌 뚜렷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에 놓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