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대한민국과 닮았던 모로코 4강 신화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2.12.15 07:23 수정 2022.12.16 13:14

프랑스와의 4강전서 0-2 패하며 3~4위전으로

20년 전 한국처럼 질식 수비, 단단한 조직력 과시

월드컵 4강 신화 쓴 모로코 축구. ⓒ XINHUA=뉴시스

돌풍의 여정이 준결승서 멈췄지만 모로코 축구를 향한 전 세계 축구팬들의 박수가 이어지고 있다.


모로코는 15일(이하 한국시간) 알 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프랑스와의 준결승전서 0-2 패하며 탈락했다.


3~4위전을 떨어진 모로코는 오는 18일 아르헨티나에 밀린 크로아티아와 마지막 경기(3·4위전)를 치른다.


조별리그 통과마저 예상했던 이가 드물었던 모로코의 행보다.


모로코는 벨기에, 크로아티아, 캐나다와 함께 F조에 속해 조별리그서 탈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FIFA 랭킹 2위 벨기에라는 ‘1강’이 뚜렷한데다 크로아티아 역시 지난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을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예상과 전혀 다른 전개가 펼쳐졌다. 크로아티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서 0-0으로 비긴 모로코는 벨기에를 2-0으로 잡아내며 파란을 예고했다. 이 경기로 벨기에는 그동안 숨겼던 팀 내 불화가 수면 위로 드러났고 결국 탈락 수순을 밟았다. 캐나다와의 최종전서 2-1 승리한 모로코는 F조 1위라는 깜짝 성적표로 16강 토너먼트에 올랐다.


20년 전 한국과 닮았던 모로코 축구. ⓒ AP=뉴시스

이때부터 모로코가 주목받기 시작했고 그들의 최대 장점인 숨 막히는 질식 수비가 전 세계 축구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스페인전에서 단 1골도 내주지 않는 압박 수비가 이어졌고 승부차기 끝에 승자는 모로코였다. 이어 우승을 염원하던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꿈을 뭉갠 모로코는 아프리카팀으로는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오르는 기적을 써냈다.


20년 전 ‘4강 신화’를 연출했던 한국과 어려 모로 닮은 모로코다. 2002년 대한민국 축구 역시 거스 히딩크 감독 지휘 아래 단단한 조직력을 구축했고, ‘원 팀’이 된 대표팀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을 줄지어 격파하며 준결승 무대까지 서는데 성공했다.


당시의 한국도 모로코와 마찬가지로 질식 수비가 일품이었다. 승리하는데 많은 골은 필요하지 않았고 홍명보를 중심으로 한 이영표, 송종국, 김남일 등 후방 라인에서의 적극적인 수비로 상대를 무력화 시켰다.


기적을 연출한 모로코의 행보는 4강까지였지만 2002년 한국과 마찬가지로 월드컵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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