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이순신→안중근…역사 블록버스터, 흥행 터치 성공할까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2.12.12 07:06
수정 2022.12.12 07:06

윤제균 감독 신작, 21일 개봉

영화 '영웅'이 올 겨울 연말 한국 영화 구원투수로 나선다.


'영웅'은 '국제시장' '해운대'를 연출한 윤제균 감독의 첫 번째 뮤지컬 영화로, 동명의 뮤지컬 무대에서 14년간 활약해 온 정성화가 안중근으로 나섰다. 제작비 200억 원이 투입된 대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촬영을 마친 지 3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영웅'은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렸다.


윤제균 감독은 뮤지컬의 뼈대는 가져가되 영화라는 매체가 살릴 수 있는 특장점을 부각시켰다. 리트비아 로케이션 촬영과 전쟁, 액션 장면으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만들어내며 볼거리를 더했다. 또한 뮤지컬의 강점인 실시간으로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생생함은 희석됐지만, 객석과 무대의 물리적 거리로 보지 못했던 배우들의 절절하고 결연한 감정들이 큰 스크린을 꽉 채운다.


뮤지컬 영화라는 타이틀에 맞게 노래 넘버와 배우들의 노래 신들 역시 시청각을 동시에 사로잡는다. 윤제균 감독은 배우들이 노래하는 장면 70%를 현장 라이브를 진행했다. 실내외 촬영 녹음 시에는 소음을 최소화, 기술보다 배우들의 감정을 담아내기 위한 작업을 면밀하게 가져갔다.


올해 '범죄도시2'의 천만 돌파 이후 극장가가 빠르게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여름 텐트폴 중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이 720만 관객을 흥행에 유일하게 성공했다.


왜군의 침략에 편법을 사용하지 않고 전략적으로 부딪쳐 나라를 구한 이순신 장군에게 관객들이 박수와 지지를 보냈던 것처럼 '영웅'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와 독립 투사들의 결연한 의지로 세대를 초월한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진운이 유리하지는 않다. 12월 전 세계가 기다리는 '아바타: 물의 길'이 13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지난 2009년 혁신적인 기술력으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월드와이드 역대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한 '아바타'의 후속편으로,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현재 예매율 64.2%(35만 8393명)을 기록 중이다.


'아바타: 물의 길'과 일주일 간격으로 선보이는 '영웅'이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안중근 의사의 이야기로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역사 블록버스터의 흥행작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올 연말, 할리우드에 대적하는 '영웅'이 한국 영화의 자존심을 지켜 향후 개봉하는 국내 신작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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