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군사합의 위반 '물타기'…"한미 합의 위반부터 계산돼야"
입력 2022.12.07 01:39
수정 2022.12.08 12:57
군사합의 준수한 한미훈련 두고
"계획된 음흉한 도발기도"
북한이 9·19 남북 군사합의를 준수해 진행된 한국과 미국의 사격훈련에 반발해 이틀간 '230여발'의 포병사격을 감행했다.
우리 군은 북한의 무력시위가 군사합의 위반이라는 점을 거듭 지적했지만, 북측은 "적들이 지난 기간 행한 합의 위반 행위들부터 먼저 계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군사합의를 상습 위반하고 있는 북한이 '한미도 합의를 위반한 적이 있다'며 '물타기'에 나선 셈이다.
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북측 강원도 고성군 일대에서 동해 해상 완충구역으로 방사포로 추정되는 90여 발의 포병사격을 감행했다. 이어 오후 6시께부터는 강원도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0여 발을 추가로 발사했다.
앞서 합참은 전날 오후 2시 59분경부터 북한 강원도 금강군 일대와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각각 동·서해상으로 발사된 130여발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기도 하다.
이틀간 3차례 걸쳐 이뤄진 북한 포병사격의 탄착지점은 북방한계선(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안쪽으로 파악됐다. 군 당국은 군사합의 위반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즉각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무엇보다 북한이 한미의 정상적 훈련에 반발해 군사합의 위반에 해당하는 포병사격을 감행한 것은 용인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 군은 미국과 함께 전날부터 이틀간 군사합의를 준수해 철원군 일대에서 사격훈련을 진행했다.
국방부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연합포병사격훈련은 군사합의에 따라 포병사격훈련이 중지된 지상완충구역(MDL 이남 5km) 밖에서 실시된 정상적인 훈련"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인민군(북한군) 총참모부도 전날 육안 감시가 가능한 남측 지역에서 동남 방향으로 발사되는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총참모부는 이날 "적들이 의도적으로 수십 발의 방사포탄 사격을 육안 감시가 가능한 전선일대 사격장들에서 진행하고, 우리의 부득이한 대응을 유발시킨 후 '9·19 북남 군사분야 합의에 대한 위반'이라는 상투적인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며 "우리(북한)에게 책임을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사합의를 준수한 한미의 사격훈련이 "계획된 음흉한 도발기도"라는 억지주장을 편 것이다.
총참모부는 "9·19 북남 군사분야 합의에 대한 위반을 논하자면 적들이 지난 기간 행한 합의 위반 행위들부터 먼저 계산되어야 할 것"이라며 과거 한미가 합의를 여러 차례 위반했다는 취지의 입장도 밝혔다.
구체적 위반 사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그간 대북전단 살포 등을 문제삼아온 만큼, 군사합의를 포함한 역대 남북·북미 합의 관련 위반 사례를 통틀어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군사합의를 상습적으로 위반하는 북한과 달리, 우리 군의 위반 사례는 1차례에 불과하다. 앞서 우리 공군은 '속초 앞바다'에 떨어진 북한 미사일에 맞대응하는 차원에서 '북측 해역'에 공대지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국방부는 "북측이 한미의 정상적 훈련을 부당하게 비난하며 오히려 군사합의를 위반하는 해상 포사격을 반복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측의 일방적이고 지속적인 군사합의 위반으로 초래되는 결과에 대해 북한에 모든 책임이 있음을 엄중 경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총참모부는 이날 82발의 방사포탄을 해상으로 사격했다고 밝혔다. 전날 발사했다고 밝힌 130여발까지 감안하면 이틀간 총 210여발의 포사격을 감행한 셈이다. 우리 군이 이틀간 집계한 북한의 포사격(230여발)과는 차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