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사고 당시 시민 살린 상인들 트라우마…"계속 토하고 잠 못자"
입력 2022.11.03 10:05
수정 2022.11.03 10:05
이태원 참사 당시 인근에서 상가를 운영하던 상인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당시 다수 상인이 현장에 나와 시민을 살리는 심폐소생술에 동참했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지 못하고 안타까운 생명들을 잃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
2일 뉴스1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 현장 인근에서 클럽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참사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사상자들을 현장에서 빼내고 구조를 도왔던 김씨는 참사가 발생한 직후 가게 문을 닫았다.
김씨는 트라우마와 함께 주변 상인에 대한 마녀사냥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심하다고 토로했다. 참사 이후 인근 상인들이 가게 안으로 들어오는 피해자들을 막고 구조에 협조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퍼지면서 해당 상점이 어디인지 추측하는 글들이 온라인에 올라왔다. 관련 글들을 볼 때마다 충격에 시달렸다고 한다.
김씨는 "충격으로 힘든 상태에서 SNS에서 주변 상인들을 모두 욕하는 악플들을 보고나니, 연예인들이 왜 악플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지 알겠구나 싶을 정도로 심정이 참담하다"고 했다.
이태원 참사를 목격하고 직접 피해자를 구출하거나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했던 상인들도 같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유태혁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부회장은 "현장에 있었던 상인들은 며칠이 지나도 충격이 너무 커서 계속 토하고 잠을 못 자고 있어 인터뷰에 응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국가애도 기간이 끝나는 5일이 지나도 당분간 문을 열지 않고 폐업까지 준비한다는 점주들이 있다"고 말했다.
유 부회장은 "CPR을 도왔던 우리 직원들은 현장 장면들이 잊혀지지 않아 더 이상 일을 못하겠다고 했다"며 "직원들의 트라우마가 심해 퇴사하고 치료를 받아야 할 상황이라 5일 이후에도 가게 문을 열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