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OTT에도 ‘신중해지는’ 시청자들, 어떻게 사로잡을까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2.10.24 07:01
수정 2022.10.24 12:23

웹툰 도전 왓챠·광고 선보이는 넷플릭스

OTT들 새 시도, 결제 망설이는 시청자들 붙잡을까

고물가 시대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요즘, 1만 원 내외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구독하는 데에도 부담감을 표현하는 시청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더욱이 OTT 숫자 늘어나며 경쟁 심화된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달라진 소비 방식이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흔들리던 경제가 채 회복되기도 전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이어지면서 대중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고 있다. 고물가, 고금리 등에 소비자들의 시름이 커진 상황에서 직장인, MZ 세대들은 교통비, 식비, 생활비 등을 아끼며 나름의 생존전략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넷플릭스

‘취미는 사치’라는 인식이 생겨나면서,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OTT 구독 서비스를 해지한다”는 시청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일부 OTT들이 월 구독료를 인상한 것은 물론, OTT 숫자가 늘어남에 따라 여러 개의 OTT를 동시에 이용하던 구독자들이 이제는 “부담을 느낀다”고 토로하곤 하는 것이다.


3분기 깜짝 성장세를 기록한 넷플릭스도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는 각각 20만 명, 100만 명의 가입자 수 감소를 겪었었다. 왓챠는 매각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며, 대다수의 OTT들이 이전의 성장세도 이전에 비해선 둔화되는 흐름이다. 이렇듯 고물가 시대를 지나며 달라지는 시청자들의 소비 방식이 미치게 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물론 흥행 콘텐츠가 공개되면 다시금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기도 하지만, 최근 부쩍 킬러 콘텐츠들의 배출 숫자가 감소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비롯해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의 글로벌 흥행으로 넷플릭스가 3분기 호성적을 기록하기도 했으나, 최근 공개된 ‘테이크 워’, ‘글리치’를 향한 반응은 미지근했다.


각 OTT들이 매번 큰 성과를 남기는 킬러 콘텐츠를 선보이는 것이 쉽지는 않은 가운데, OTT 구독에 부담감을 느끼며 신중해질 시청자들의 사로잡는 것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일부 OTT들은 콘텐츠를 통해 구독자를 늘리는 것이 아닌, 서비스 범위를 넓혀 다른 타겟층을 겨냥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왓챠는 최근 구독자에게 웹툰을 제공하는 ‘왓차웹툰’ 서비스를 시작했다. 드라마, 영화 중심을 넘어 웹툰 등 새로운 분야에도 도전하겠다는 의도인 것. 루드비코, 서나래 등 인기 작가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구독자들의 이목을 끌고자 했다.


넷플릭스는 게임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30개가 넘는 게임 서비스를 서비스 중인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시리즈인 ‘기묘한 이야기’ 등으로 한 게임의 제작 계획을 밝히기도 했었다.


더불어 다음 달부터 콘텐츠에 광고를 포함하는 대신 기존 요금제보다 월정액을 낮춘 광고 요금제를 출시, 새로운 수익 창출 창구를 모색 중이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프랑스, 독일 등 12개 나라에서 우선 시행되며, 한국에서의 가격은 월 5500원으로 책정됐다.


다만 이것이 광고 없이 다양한 콘텐츠를 무제한 감상할 수 있다는 OTT만의 확고한 장점을 흐리는 선택이 되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시선도 이어지고 있다. 콘텐츠의 범위를 넓혀 시청자들의 만족감을 높이는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면 오히려 안 하느니만 못하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고 도입은 처음이라 소비자들이 어떻게 느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다만 광고 시간이 4~5분이라면 짧지는 않아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유료 서비스인 만큼 콘텐츠를 향한 시청자들의 만족도가 가장 중요한데, 이러한 부가적인 시도들이 본질을 흐리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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