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檢 '이재명 왼팔' 김용 체포·중앙당사 압수수색에 '발칵'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2.10.20 00:00
수정 2022.10.20 00:16

野, 국정감사 중단 선언하며 강하게 반발

"대한민국 정치사 유례없는 무도한 행태"

20일 의총서 대응 방안 최종 결정하기로

檢, 의원들과 8시간 대치 끝에 철수…"추후 영장 집행"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불법 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한 서울중앙지검 반패수사3부 관계자들이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19일 검찰이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왼팔'로 통하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체포한 데 이어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 있는 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민주당이 발칵 뒤집혔다. 민주당은 국정감사 전면 중단 선언까지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이날 오후 3시 5분쯤 민주연구원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 10여 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하지만 민주당 당직자와 의원들이 "야당 탄압"이라고 반발하며 당사 문 앞을 지키면서 검찰은 당사 안으로 진입하지 못하고 밖에서 대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비상상황 공지' 문자메시지를 통해 "윤석열 정치검찰이 우리 당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있다"며 "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은 초유의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의원들께서는 국정감사를 전면 중단하고 메시지를 확인하는 즉시 중앙당사에 집결해주길 바란다"며 '총 소집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국회 교육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민주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상임위원회를 포함해 기획재정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등 모든 상임위 국감 일정이 중단됐다. 민주당 의원들은 당사 앞에서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 규탄한다'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야간 시위를 이어갔다.


김의겸 대변인은 당사 앞 브리핑을 통해 "검찰이 제1야당 당사에 압수수색을 나온 것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무도한 행태"라며 "지지율이 24%까지 떨어진 윤석열 정부가 정치적인 쇼를 통해 어려움을 뚫어보려는 정치적인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검찰이) 야간 영장까지 발부 받았다"며 "밤 늦게까지라도 대치 상황을 연출해보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또 김용 부원장이 이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위례 개발 관련 민간사업자들로부터 8억 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체포되고 20일 자정 전후 유 전 본부장이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되는 사실을 거론하며 "검찰이 유 씨를 풀어주는 것은 밀실 거래와 협잡이 있었던 것으로 강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부원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함께한 최측근으로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함께 이 대표의 '복심'으로 꼽힌다. 김 부원장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을 지낼 때는 성남시의원으로, 경기지사를 역임할 때는 경기도 대변인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지난 대선 당시엔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장을 지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자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김 부원장 체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부원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정치공작을 일삼는 검찰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모든 방법을 다해 이를 바로잡겠다"고 했다.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윤석열 정치검찰이 광란의 칼춤을 추기 시작했다"며 "야당 탄압에 강력히 맞서겠다"고 했다. 이어 "김용 부원장은 지난주 화요일인 11일에 임명됐고, 그동안 회의도 고작 3번 있었다. 김 부원장 개인 사무실도 없다"며 "이번 압수수색은 명백한 정치탄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제와 민생을 챙겨야 할 시점에 야당 탄압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윤석열 정부는 반드시 매서운 민심의 부메랑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9시 46분쯤 이 대표가 중앙당사에 도착한 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중간에 브리핑을 통해 "오늘 벌어진 정치 탄압과 무자비한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은 내일 오전 9시 의원총회를 열어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검찰이 당사에 한발자국도 들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은 그대로 견지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을 시도했던 검찰은 민주당 당직자와 의원들과의 대치 끝에 약 8시간 만인 오후 10시 47분쯤 철수했다. 호승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검사는 당사 앞에서 기자들에게 압수수색 무산에 대한 유감 입장을 밝히면서 "오늘은 너무 늦은 시간에 안전 사고 유려 등을 고려해 철수하고, 추후 원칙적인 영장 집행을 하겠다"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