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실세 뒤에서 호가호위? 고민정, 뜻 모르는 듯"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7.28 14:51
수정 2022.07.28 14:53

高,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이 문고리 실세 뒤에 숨어서 호가호위" 비판

"'여우가 호랑이 행세를 한다'는 뜻인데…호가호위 뜻 모르는 것 같다"

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인 고민정 의원이 대정부질문 때 사용한 사자성어 '호가호위(狐假虎威)'의 정확한 뜻을 모르고 쓴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28일 불교방송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해 지난 25~27일 실시된 국회 대정부질문과 관련 "누구를 비판하고 싶지는 않은데 고민정 의원이 눈에 띄더라"며 "고 의원이 '대통령이 실세 뒤에 숨어서 호가호위한다'고 했는데, 호가호위의 뜻을 잘 모르시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앞서 고민정 의원은 지난 25일 대정부질문 첫날 "구중궁궐에서 벗어나겠다고 용산, 용와대로 옮기면 무엇을 하느냐"며 "대통령은 더 이상 문고리 실세 뒤에 숨어서 호가호위하려 하지 말라"고 말했다.


호가호위의 출전은 중국 전국시대를 다룬 사서 전국책(戰國策)이다. 초나라의 영윤(재상) 소해휼의 위명이 여러 제후국에 떨치자, 초선왕이 조정에서 "북쪽 여러 나라들이 모두 소해휼을 두려워한다는데 어찌된 영문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대신 강을(江乙)이 여우가 호랑이를 뒤따르게 하고 앞서 걸으니 마주치는 짐승마다 모두 달아났다는 우화를 들려주며 "실은 (소해휼 뒤의) 왕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즉,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린다는 말로 권력자를 뒷배경으로 두고 앞에서 전횡하는 소인배나 간신을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따라서 '문고리 실세'가 대통령을 뒤에 두고 호가호위한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문고리' 뒤에서 호가호위한다는 것은 용례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 조은희 의원은 "고민정 의원 본인이 '아나운서 13년차 인재'라고 했다"며 "경희대 중국어학과도 나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호가호위는 '여우가 호랑이 행세를 한다'는 것인데, 그러면 대통령이 수족 행세를 한다는 것이냐"며 "그 부분은 워낙 대통령을 비판하고 싶은 의욕이 과한 나머지 귀여운 실수를 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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