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전술핵과 韓 참수작전 [강현태의 빨간맛]
입력 2022.07.06 07:00
수정 2022.07.06 13:39
韓, 北 전술핵 운용시
참수작전 '압력' 높아질 듯
北, 韓 참수작전 대응 위해
핵사용 문턱 낮출 수도
북한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3일간 진행한 끝에 작전계획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한미동맹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을 고려한 새로운 작전계획을 예고한 상황에서 북한이 먼저 움직인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제8차 당대회 이후 신형 단거리 미사일 및 전술핵 전력화에 주력해왔다. 북측이 실제 전술핵을 보유했는지, 운용 능력이 있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다만 수정된 작전계획의 상당 부분은 대남 전술핵 사용 방안과 연관성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당장 회의 과정에서 남측 지도를 펼쳐놓은 것만 봐도 '의도'는 뚜렷하다.
실사용을 전제로 한 전술핵은 특성상 '권한'이 현장 지휘관에게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북한 역시 군사부위원장직을 늘리며 권한 이양 가능성을 시사했다. 물론 북한 체제 특성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버튼을 내어주지 않을 거란 평가도 적잖다.
누가 핵버튼을 누르냐와 무관하게, 북한은 남측을 겨냥한 핵사용 가능성을 이미 공언한 상태다. 김 위원장 연설(4월25일)과 김여정 당 부부장 담화(4월4일)를 종합하면, 북한은 전쟁 발발 시 신속하게 다량의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김 부부장은 남측에 대한 핵사용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남조선군은 괴멸·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미는 북한 핵독트린에 맞서 핵 운용 권한을 쥔 지도부 제거 작전을 심화·발전시킬 가능성이 크다. 만약 모든 권한을 김 위원장이 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 개전 즉시 '참수작전'을 시행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러한 한미 구상을 북한이 모를 리 없다는 데 있다. 북측은 한미의 참수작전을 우려해 더 신속하고 다양한 핵사용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다. 한미가 참수작전을 개시하기 전에 핵버튼부터 누르고 봐야 한다는 '내부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남북 간 '사소한 분쟁'이 핵전쟁으로 비화할 여지가 커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전쟁은 '사소한 판단 오류'에서 촉발되곤 했다.
남과 북이 서로를 사실상 '적'으로 규정한 상황이다. 남북은 공히 재래식 무기 분야에서의 선제타격(preemptive attack) 전략을 취하고 있기도 하다. 한반도 핵전쟁으로 향하는 길이 어느 때보다 짧고 곧게 변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대비해야겠지만, 남과 북 누구도 핵전쟁은 바라지 않을 것이다. '작은 불씨'가 '걷잡을 수 없는 화염'으로 번지지 않도록 관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사라져버린 남북대화의 공간도 어쩌면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