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2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성적…‘임영웅’이라는 콘텐츠 파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2.05.07 15:27
수정 2022.05.07 15:28

첫 정규 선주문량 100만장 돌파...2000년대 이후 솔로 음반 최다

발매 당일 판매량만 94만여장

“20년 만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성적이죠”


임영웅은 지난 2일 발매한 첫 정규 앨범 ‘아임 히어로’(IM HERO)로 새 기록을 썼다. 그것도 솔로 음반으론 20년 만에. 앨범 유통사 드림어스컴퍼니에 따르면 임영웅의 정규 1집 ‘아임 히어로’ 앨범 발매 다음 날인 3일 국내외 선주문량이 100만장을 돌파하면서다.


드림어스컴퍼니는 “2000년대 이후 발매된 솔로 가수의 음반 중 최다 기록”이라며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난달 1일 앨범을 구매하려는 팬들이 다수 몰려 판매 페이지 서버가 폭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더구나 앨범 판매량을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한터차트도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음반 4종이 발매 당일인 지난 2일 총 94만여장이 팔렸다고 발표했다. 가요계에서는 음반 발매 후 일주일간 판매량(초동 판매량)을 인기 지표로 여기는데, 첫날 94만장 판매고는 지난해 3월 세계적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엑소 백현이 세운 초동 86만8000여장을 훌쩍 넘는 수치다.


음반 판매량 못지않게 음원 차트 반응도 뜨겁다. 발매 직후 차트 줄세우기에 나선 것은 물론, 발매 나흘이 지난 현재(6일 오후 3시 기준)까지도 TOP100에 멜론 멜론에선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우리들의 블루스’ ‘무지개’ ‘아버지’ ‘손이 참 곱던 그대’ ‘사랑해 진짜’ ‘아비앙또’(A bientot) ‘연애편지’ ‘사랑역’ ‘보금자리’ ‘인생찬가’ ‘사랑해요 그대를’ 등 총 12개 수록곡 전곡을 랭크 시키고 있다.


그간 임영웅과 같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실력파 가수들이 다수 배출됐고, 내로라하는 기획사에서 서포트를 받고 화려하게 데뷔하는 가수들이 있었음에도 20년여년 만에 이 같은 성적이 나왔다는 건 임영웅이 가진 콘텐츠 파워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 전부터 팬덤을 쌓은 것도 사실이지만 다른 오디션 출신 가수들과 달리 임영웅이 팬덤을 점차 키워나갈 수 있는 건, 그 이상의 서사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가 그려온 인생 서사와 그의 음악이 보여주는 메시지가 잘 맞아떨어지면서 팬덤은 더 견고해졌다.


뿐만 아니라 임영웅은 팬덤이 일정 세대에 한정되지 않는다. 움직임이 없던 중장년층을 문화계 주 소비층으로 끌어들인 것은 물론 젊은 세대까지 아우른다. 즉 주 소비층을 분산시킴과 동시에 새 소비층까지 만들어내면서 지금의 신드롬이 가능했던 것이다.


특히 이번 ‘아임 히어로’는 첫 정규앨범답게 임영웅의 올라운더로서의 면모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임영웅은 트로트가수로 데뷔 전 가수를 꿈꾸던 실용음악 전공자였다. 임영웅은 보컬이 자로 잰 듯 형식에 얽매이는 스타일이 아니다. 실용음악을 공부하고 발라드 팝, 트로트 등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내공 덕에 이번 앨범에서 다양한 장르를 어색함 없이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앞서 일각에선 환경적 요인과 시기적 요인을 두고 임영웅을 비롯한 ‘미스터트롯’ 출신 가수들의 화력을 기껏해야 1년 남짓으로 평가했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은 앞선 시즌의 사례를 바탕으로 “자신의 히트곡, 콘텐츠가 없이는 오래가긴 힘들다”는 평가를 내놓았고, 임영웅의 화제성도 자연스럽게 후발 주자, 그러니까 ‘미스터트롯’ 이후 방영된 ‘미스트롯2’ 출연자들에게 넘어갈 거라는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임영웅은 보기 좋게 이 예상들을 비켜갔고, 이젠 업계에서 우려하던 ‘자신만의 콘텐츠’까지 만들어냈다. 그것도 아주 성공적으로. 심지어 ‘지독한 연습벌레’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성장을 위한 노력에도 꾸준히 힘을 쏟으면서 ‘임영웅’이라는 인물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로서 파워를 갖게 됐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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