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선 패륜남' 피해자 아들 "이제와 아버지가 본인 아니라지만…"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2.03.31 05:17
수정 2022.03.31 05:04

이른바 '1호선 패륜아' 동영상 속 피해 노인의 아들이 가해자를 찾아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1호선 패륜남 피해자 아들입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영상 속 피해노인의 아들이라고 밝힌 A씨는 "현 진행 상황을 올리는 게 예의인 듯하여 공유하고자 한다"며 글을 시작했다.


A씨는 "이날 아버지를 설득해 지하철 수사대에 모시고 가 고소장을 접수하려고 했지만 (아버지가) 화를 내시며 이제 와서 완강히 영상 속 인물은 본인이 아니라고 했다"며 "설사 본인이래도 이런 하찮은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A씨는 그런 아버지를 다시 한 번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문 변호사와 상담을 마쳤다"며 "아버지가 고소를 안 하신다고 해도 다른 어르신들, 우리의 아버님들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매질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인 29일 A씨는 "유튜브 영상을 보고 저의 아버지임을 알고 손이 떨렸다"며 무심코 본 영상에서 아버지를 발견했다고 글을 올린 바 있다.


46초 가량 되는 문제의 영상에는 검정색 옷 입고 모자를 쓴 한 남성이 앉아있는 노인을 향해 "나이도 XX 많은 것 같은데 인생 똑바로 살아라. 인간 같지 않은 XX야. 직장도 없지. XX 같은 XX. 돈도 없어서 그 나이 먹고 차 하나 없어서 지하철 타고 다니냐? 아주 쪽팔려. 나 같으면 죽었어. 왜 살아? 나이도 XX 많은 것 같은데"라며 폭언과 욕설을 쏟아낸다.


막무가내인 남성에게 노인은 "알겠습니다" "미안합니다"만 연신 반복한다.


A씨는 "영상을 보고 심장이 벌렁거리고 눈을 의심했다"면서 "여러 번 돌려보니 지하철 라인이나 가지고 계신 핸드폰과 외모, 목소리가 곧 80이 되시는 저의 아버지가 확실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숨을 고르고 눈물이 꾹 나는 걸 참고 아버지께 조심스럽게 여쭤보니, 처음에는 완강히 부인하던 아버지가 인정 하셨다"고 밝혔다.


영상 속 남자에게 사과라도 받아내기 위해 흥신소에 문의했다는 A씨는 "마음 같아선 그 XX를 찾아 무시하고 싶지만, 흥신소 사장은 단서가 부족해 찾기 힘드니 경찰서에 신고 해보는 걸 이야기 하더라"며 "그냥 무시하고 털어버리는 것이 맞는 것인지, 모욕죄로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고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후 고소를 진행하기로 한 A씨의 결정에 많은 누리꾼들은 "응원합니다" "공공의 적은 당연히 처벌 받아야죠" "제대로 법의 심판 받길 바랍니다" "인생은 실전" 등 반응을 보였다. 다만 일부는 "아버지가 원치 않으신데 다시 고려해보는 게 어떠신가요" "아버님께서는 일이 커지는 게 싫으신 것 같은데 다시 상의해보세요"라는 의견을 보내기도 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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