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대신 전쟁터로"…러시아 공습 시작한 날 결혼해 동반 입대한 우크라 부부
황기현 기자 (kihyun@dailian.co.kr)
입력 2022.02.27 08:59
수정 2022.02.27 09:21
입력 2022.02.27 08:59
수정 2022.02.27 09:2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결혼식을 앞당겨 올린 후 동반 입대한 우크라이나 커플의 사연이 전해졌다.
미국 CNN은 지난 24일(현지 시각) 키예프 시의회 의원 야리나 아리에바(21)가 신랑 스비아토스라브 퍼신(24)과 성 미카엘 수도원에서 결혼식을 올렸다고 25일 보도했다.
두 사람의 결혼식은 원래 오는 5월 드네프르강이 내려다보이는 야외 레스토랑에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침략 전쟁을 시작하자 두 사람은 결혼식을 앞당겼다.
아리에바 시의원은 "정말 무서웠다"며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 결혼식장 밖에서 공습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상황이 어렵다. 우리는 우리 땅을 위해 싸울 것이다. 죽을 수도 있지만 단지 그 전에 함께 하고 싶을 뿐"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결혼식을 마친 두 사람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국토방위대에 자원입대했다. 이들에게 어떤 임무가 주어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리에바 시의원은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우리가 사는 땅을 보호해야 한다"며 "우리에게 갑옷을 준다면 우리는 가서 싸울 것이고 다른 임무를 준다면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언젠가 러시아가 우리나라에서 떠난다면 우리는 정상적으로 우리 결혼을 축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저 모든 게 정상화되고 우리 땅에서 러시아인 없이 안전하고 행복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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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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