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백신 중증 이상반응 학생에 최대 1000만원 지원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입력 2022.01.18 15:49
수정 2022.01.18 15:50

질병청에 이상반응 접수 후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 지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생 정신건강 진료비도 최대 600만원 지원

교육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이후 중증 이상반응을 겪었으나 국가 보상을 받지 못한 초·중·고 학생에게 의료비를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한다. 또한 교육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생들의 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에도 대응하기 위해 진료비로 최대 600만원을 지급한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학생 건강회복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백신을 맞을 당시 만 18세 이하였던 초·중·고 학생으로, 접종 후 90일 이내 중증 이상반응이 발생해 국가 보상을 신청했으나 '인과성을 인정되기 어려워' 보상을 받지 못한 경우 지원 대상이 된다.


이상반응을 겪었다면 먼저 질병관리청에 국가보상 신청을 접수하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후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 심의 결과 보상에서 제외됨을 통보 받으면 교육부 지원을 신청할 수 있다. 단, 보상 제외 사유가 명확히 인과성이 없는 경우'는 지원하지 않는다.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이상반응 중 '백신보다는 다른 이유에 의한 가능성이 더 높은 경우'에 한정해 교육부가 지원하는 개념이다.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지만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심근염 ▲심낭염 ▲길랑-바레증후군 ▲면역혈소판 감소증 ▲급성파종성뇌척수염 ▲모세혈관누출증후군 ▲혈소판감소성이 없는 뇌정맥등 혈전 등 이상반응은 질병청이 의료비를 지원한다. 이같은 사유로 국가보상 제외 통보를 안내 받은 본인, 보호자가 지원을 신청하려면 신청서, 의료비 영수중 등 증빙서류를 한국교육환경보호원에 제출하면 된다.


개인별 총액 500만원 한도 내에서 지급한다. 교육급여 지원 대상자(중위소득 50%·4인가구 기준 월 256만 540원 이하)라면 한도가 500만원 더 늘어나 최대 1000만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국가보상 신청과 심의, 통보까지 걸리는 시간에 길게는 120일이 걸리는 점을 고려, 사업을 다음달부터 내년 5월까지 한시 운영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확산, 의료비 지원 상황을 보고 추후 연장할 수 있다. 교육부는 사업 예산으로 재해 특별교부금(재해특교) 40억원을 사용할 방침이며, 최대 800명이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재원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상의 재해특교로 마련되는 특성상, 시도교육청의 행정 범위 밖인 학교 밖 청소년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교육부는 정부 적극행정지원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상정해 학교 밖 청소년에게도 지원 폭을 넓혀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또한 이상반응 지원 사업은 백신을 맞을 당시 연령이 기준이므로, 올해 대학교에 입학하는 지난해 고3 시절에 백신을 맞은 학생도 소급 지원이 가능하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날인 17일 기준 13~18세 청소년 접종자 중 이상반응 의심사례 신고는 1·2차 접종 전체402만 1208건 가운데 1만 915건(0.27%)이다. 지원 대상인 '중대한 이상반응'은 사망 1명을 포함해 284건이다. 여기서 중대한 이상반응이란 알러지 쇼크 반응으로 알려진 아나필락시스를 비롯해 중환자실에 입원했거나 영구 장애, 후유증을 입게 된 경우, 숨진 경우 등이다.


아울러 교육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생들의 우울 등 정신건강 문제에도 대응하기 위해 고위험군 학생에게 진료비 명목으로 최대 600만원을 지급한다. 구체적으로 극단 선택을 할 위험이 있는 정신건강 고위험군 학생에 대해 신체상해 최대 300만원, 정신과 병·의원 치료비 최대 300만원 한도 내에서 지원한다.


지원이 필요한 학생, 보호자가 소속 학교장에게 신청하면, 교장이 충족 여부를 검토한 뒤 시도교육청에 지원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지원 기준에 미흡하는 학생은 심의위원회를 거치며 절차가 끝나면 교육부가 의료비를 지원하는 형태다. 교육부에 따르면 극단 선택을 한 10만명당 학생 수는 2019년 2.5명, 코로나19 유행 첫 해였던 2020년 2.7명에서 지난해 잠정 3.6명으로 추산돼 크게 늘어났다.


교육부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120여명과 연계한 심리 안정을 위한 의료 서비스, 정신건강 전문가가 학교를 방문해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에 대한 상담을 제공하는 '학교방문 지원 사업'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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