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50…이재명 '반문정서' 윤석열 '야권분열' 극복 관건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입력 2022.01.18 11:07
수정 2022.01.18 11:08

각종 여론조사서 오차범위내 접전

D-100서 50일간 '롤러코스터' 판세

이번 대선엔 '대세 후보' 부각 안될듯

승리 장담 못하는 '혼전' 지속 전망

3·9 대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박빙 접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 후보는 '반문정서' 극복이, 윤 후보는 '야권분열' 극복이 남은 기간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로 대선 D-50을 맞이했다. 대선 50일을 앞두고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오차범위내 접전을 펼치고 있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14~15일 설문한 대선후보 지지율에 따르면 윤석열 후보는 42.5%, 이재명 후보는 37.1%였다. 두 후보 사이의 격차는 5.4%p로 오차범위 이내다.


조선일보·TV조선이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15~16일 설문한 대선후보 지지율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32.8%, 이재명 후보가 31.7%였다. 두 후보 사이의 격차는 1.1%p로 역시 오차범위 이내다.


중앙일보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15~16일 설문한 대선후보 지지율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35.9%, 이재명 후보가 33.4%였다. 두 후보 사이의 격차는 2.5%p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대선 100일 전이었던 지난해 11월 29일부터 이날까지 50일 간의 흐름을 보면 윤 후보는 정치 행보 미숙과 당내 갈등의 영향으로 지지율을 잃으면서 한때 이 후보를 상대로 열세를 보이다가, 정치에 빠르게 적응하고 갈등도 봉합해내는데 성공하면서 상승세로 반전, 이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약간 앞서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엎치락뒤치락 하는 판세로 볼 때, 이번 대선은 각각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와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됐던 2007년·2017년 대선과는 달리 '대세 후보'가 없이 막판까지 어느 편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혼전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권교체" 여론이 20%p 이상 웃돌아
이재명, '반문정서'에 내리눌린 모양새
과거엔 現대통령 탈당 등 '극약 처방'
지금의 李로선 곤란…고민 깊어질 듯


대선 승리를 위해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반문(반문재인)정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야권분열' 극복이 최대 관건으로 지목된다.


조선일보·TV조선 여론조사에서 '정권교체' 여론은 57.9%, '정권재창출' 여론은 33.5%였다.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정권교체' 여론이 56.5%, '정권재창출' 여론이 34.5%였다.


현 정권의 실정과 그로 인한 국정 파탄으로 인해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재창출' 여론을 20%p 이상 압도하는 상황이다. 집권여당 소속인 이재명 후보가 이러한 족쇄를 끊어내지 못해 상승세에 한계가 있고 지지율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집권여당 후보는 정권교체 여론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현직 대통령 탈당, 당명 변경 등 여러 수단을 사용했다. 1997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는 IMF 외환위기를 촉발한 김영삼(YS)정부와의 연결고리를 끊기 위해, 김영삼 전 대통령을 압박해 탈당시키고 당명을 신한국당에서 한나라당으로 바꿨다.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도 2002년 4월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아들 세 명이 모두 비리에 연루된 이른바 '홍삼 게이트'에 휩싸인 당시 김대중(DJ)정부와의 관계를 부담스러워했다. 이에 다음달인 5월, 김대중 전 대통령은 대국민성명을 내고 "나의 전 인생을 바쳐온 민주당을 오늘로 탈당하기로 했다"고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본인도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극히 저조한 지지율이 여권발 정계개편과 대선 준비에 걸림돌이 되자, 정태호 당시 청와대 정무비서를 보내 송영길 당시 사무총장에게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본인의 지지 기반 부족과 경선 후유증 회복 미비, 여권내 역학 구도 등 여러 이유로 이같은 '극약 처방'을 쓰기는 곤란한 상황이다. 결국 정책적으로 현 정권과 차별화를 모색할 수밖에 없는데, 국민의 시각에서 보기에는 과거의 차별화 사례에 비해 미진한 것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이 후보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윤석열, 상승 흐름 타고는 있지만
지지율이 '정권교체' 여전히 밑돌아
단일화냐 양강구도냐 '갈림길' 앞둬
설前 TV토론 합의…핵심 변수될 듯


윤석열 후보의 경우, 상승세를 타고는 있으나 여전히 개인 지지율이 '정권교체' 여론을 크게 밑돌고 있다.


과거에는 이 원인이 본인의 정치 행보 미숙과 이른바 '본부장(본인·부인·장모) 리스크' 때문이었다고 본다면, 정치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으며 본인·배우자 리스크도 상당 부분 희미해진 지금 시점에서는 또다른 야권 후보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정권교체' 여론을 나눠가지고 있는 것이 핵심 원인으로 분석된다.


'야권분열' 상황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야권 후보 단일화다. 그러나 단일화 협상에 돌입하면 사안의 성격상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면서 윤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비전을 알려야할 시기에 단일화에만 매몰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면서 판도를 양강대결 구도로 압축해가는 것도 또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윤 후보 주변의 여러 리스크가 효과적으로 해소되고, 윤 후보 본인도 지금보다 훨씬 수준 높은 정치력과 대권 행보를 보여줘야할 필요가 있다.


대선까지 50일 남은 현 시점에서 남은 기간 판도를 출렁이게 할 핵심 변수로는 TV토론이 꼽힌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등은 지난 13일 의원회관에서 만나, 설 명절 전에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의 양자 TV토론을 지상파 방송 합동 초청토론 형식으로 개최한다는데 합의했다.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의 양자 TV토론은 KBS·MBC·SBS 지상파 3사의 합동 초청 형식으로 오는 27일 저녁 10시부터 자정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설 명절 연휴 시작을 불과 사흘 남기고 '프라임타임'에 120분 동안 지상파 3사를 통해 생중계되는 만큼 국민들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TV토론이 지지율을 크게 좌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세 후보'가 있는 판세에서는 상황을 뒤집어 엎을 수 없지만, 지금과 같은 박빙 판세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두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리스크들을 놓고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공방이 펼쳐질 것이기 때문에 누가 '판정승'을 거두느냐에 따라 '설 차례상 민심'에서 큰 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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