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양판업계, PB 만들고 숍인숍 매장까지
입력 2024.12.03 07:17
수정 2024.12.03 07:17
부진 장기화에 다양한 전략 착수
적자 점포 통합 정리, 소형가구 기획
‘뷰티 강화’ MZ 발길 잡기 전략에도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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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양판점 업계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지난해 매장 리뉴얼, 멤버십 등 다양한 시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에 이어 올해 3분기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업계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PB제품을 강화하고 MZ세대를 끌어모으는 전략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1조8003억원)과 영업이익(18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4%, 1.6%씩 감소했다. 3분기만 봐도 매출액(6859억원)과 영업이익(312억원)이 각각 5.5%, 13.8% 하락하며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전자랜드도 상황이 좋지 않다. 전자랜드를 운영하는 SYS리테일은 작년 599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17% 감소한 수준이다. 또 22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는 2022년(109억원)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으로 전자랜드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유는 다양하다. 그간 업계는 전반적인 소비 문화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붙으면서 어려움을 호소해 왔다. 여기에 고물가·저성장 기조, 부동산 시장 침체, 이커머스 확산 등으로 갈수록 업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가전양판점 업계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수익이 나지 않는 적자 점포를 통합 정리하고, 상권 내 대형 매장 운영을 늘리는 데 주력하는 중이다. 특히 1∼2인 가구를 겨냥해 자체브랜드(PB) 가전제품을 소용량 중심으로 늘리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포 리뉴얼 ▲서비스 사업 강화 ▲PB 리뉴얼 ▲이커머스 차별화’라는 4가지 주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비효율 점포 효율화 작업을 이어가는 한편, 상권에 따른 맞춤형 MD개선 등 기존 점포 경쟁력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신규 사업 목적에 ‘프랜차이즈·가맹사업’을 전개한다고 공시했다. 직접 가맹 사업을 전개하기 보다는 기존 가맹 대리점과 협업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다양한 대형 대리점에 롯데하이마트 가전 제품을 입고 시켜 함께 판매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투자를 집행한 한샘과의 시너지 창출과도 연관이 있다. 지난 2021년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주도한 한샘 인수전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현재까지 투자한 금액은 569억원이다. 모기업인 롯데쇼핑 투자 금액을 합치면 약 34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진 상태다.
특히 하이마트는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PB상품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과거 출시된 '245L 냉장고'와 '스테이션 청소기'처럼 PB 특유의 합리적인 가격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기 위해 연내 리브랜딩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하이마트 만의 신규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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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랜드도 분위기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측은 이를 사업의 방향성을 조정하는 수준이 아닌 생존과 직결된 문제로 인식하고 속도를 내고 있다. 전자랜드의 사업 재편은 신규 유형 점포를 추가 출점하고, 저실적 점포나 재고자산은 건전화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두드러진 움직임은 유료멤버십 매장 ‘랜드500’ 등 신규 유형 점포 운영이다. 저실적 점포·재고자산은 줄이면서 불황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랜드500은 500여가지 특가 상품을 온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판매하는 유료멤버십 회원 전용 점포다.
전자랜드는 유료멤버십을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면서 이들의 오프라인 매장 방문 빈도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고객들의 ‘락인(Lock-in) 효과’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전자랜드는 기존 고객의 재구매율을 높이기 위해 회원 전용 혜택, 장기 무이자 혜택 등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MZ세대를 끌어모으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기도 하다. 전자랜드는 지난 10월 대구시 달서구 전자랜드 파워센터 죽전점을 리뉴얼하면서 이곳에 CJ올리브영을 숍인숍(매장 안에 또 다른 매장을 만들어 상품을 판매하는 형태)으로 입점시켰다.
또 전자랜드는 전북 군산시의 파워센터 수송점을 리뉴얼하고 뷰티 특화존을 새로 만들었다. 뷰티특화존에서는 괄사 마사지기, 가정용 제모기, 구강 세정기 등 최근 젊은 세대에 주목받는 뷰티·건강 가전을 집중적으로 판매한다.
전자랜드 관계자는 “이번 죽전점, 수송점 새 단장의 목표는 젊은 소비자들이 편하고 부담 없이 매장에 들어와 최근 화젯거리인 상품들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자랜드는 가전제품 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트렌디한 매장을 많이 기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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