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훈련소서 '멸공의 횃불' 부를 때 항의했나…적당히들 하라"
입력 2022.01.11 10:37
수정 2022.01.11 10:37
'멸공' 단어로 공세 펴는 여권에 일침
조국이 정용진 '멸공' 게시물 비난하자
與 지지자들, 현역 의원까지 '신세계' 불매운동
"'멸공' 마음에 안 든다고 타인 권리 빼앗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1일 '멸공' 단어로 공세를 펴는 여권을 향해 "'멸공'이란 단어가 마음에 안 든다고 그 낱말을 사용할 타인의 권리를 빼앗아도 되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진 전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적당히 좀 해라. 구역질 난다"며 "마음에 안 들면 그냥 ‘난 동의하지 않는다’ 혹은 '난 그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게 문제의 핵심이자, 이 사안에서 따져야 할 유일한 문제"라며 "한 개인이 농담 한 마디 한 것을 확대해석해 억지 명분을 만들어 상대를 공격하는, 저 속들여다 보이는 80년대 운동권 수작에 호응하는 명분 깡패들이 이렇게 만다니"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 6.25가 했던 역할을 이제는 민주화 운동이 하는 듯 (하다). 고작 이 꼴 보려고 운동했느냐"며 "너희들이 대중가요 검열하고 음반 뒤에 건전가요 끼워넣던 박정희 전두환이랑 뭐가 다르냐"고 꼬집었다.
그는 또 "그러는 너희들은 훈련소에서 '멸공의 횃불'을 안 불렀느냐. 불만이 있으면 그때 항의했어야지"라며 "진심으로 그게 그렇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군가 목록에서 그 노래 없애자고 하라"고 말했다.
앞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멸공' 해시태그를 달아 게시글을 올렸으나 이것이 삭제되는 소동이 일어난 바 있다. 이에 조국 전 법무장관은 "국힘(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정치인들의 '달-파-멸-콩' 일베(일간베스트) 놀이'라며 "뿌리가 어디인지 보여준다"며 정 부회장을 비난했다.
조 전 장관이 촉발한 논란으로 일부 여권 지지자들이 신세계백화점·이마트·스타벅스 불매운동을 벌였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까지 가세하자 진 전 교수가 이를 지적한 것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대위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진성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불매운동'을 주장한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의 글을 공유했다. 김 교수는 이 글에서 '당분간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이마트는 안 갈까 한다"며 "인류학자 제임스 스콧이 말한 약자들의 무기가 태업이라면, 지금 소비자로서의 그 권리를 사용하고 싶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