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임금·물가 동반 상승…금리인상 대응 중요"
입력 2022.01.09 12:00
수정 2022.01.07 16: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이후 미국 내 임금과 물가의 상승세가 과거에 비해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산업과 품목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금리인상을 시사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대응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9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의 국제경제리뷰 '미 노동시장의 최근 특징과 평가' 보고서에서 최근 현지의 취업자 수 증가세와 실업률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높은 퇴직률과 경제활동 참여 지연 등으로 수급불균형이 심화되는 가운데 물가와 임금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최근 미국 노동시장의 특징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해 빠른 고용회복을 꼽았다.과거 금융위기에 비해 이번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은 즉각적으로 큰 폭의 경기하락과 고용감소를 초래했지만, 이후 회복속도 역시 금융위기보다 더 빠르다는 설명이다.
또 노동공급 측면에서는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자발적 퇴직 현상이 발생했는데, 이는 조기은퇴와 더 나은 직업·직장을 찾기 위한 퇴직 등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보고서는 미국 내 취업자 수가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을 하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임금상승률은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최근의 임금상승세가 급격한 경기회복과 노동공급 차질이 맞물리면서 발생함에 따라 노동시장에 유휴인력이 많지 않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그러면서 최근 임금과 물가 지표의 높은 상승세가 공통요소 확대에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임금 중 공통요소와 물가 중 공통요소간의 상관계수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임금과 물가가 특이요소에 의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공통요소에 의해 동시에 높아지고 있는 것은 최근의 임금상승이 물가상승으로 한 단계 이어질 가능성이 과거에 비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석결과는 올해 금리인상을 시사한 미 연준의 적기 정책대응이 더 중요해졌음을 의미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향후 미국 내 임금과 물가상승세의 지속 여부는 연준의 통화정책 대응과 이에 따른 기대인플레이션 안착 정도, 감염병 상황 등에 따른 공급망과 노동수급 불균형의 개선 속도 등에 달려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