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국인 노동자 늘어도 내국인 고용 감소 없다”
입력 2022.01.05 12:52
수정 2022.01.05 12:52
BOK 경제연구 보고서
국내에서 외국인 노동자가 늘어나더라도 내국인 고용은 감소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소통 업무 중심인 곳으로 이동하는 직무특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5일 한국은행은 BOK이슈노트-'외국인 유입이 내국인의 직무특화에 미치는 영향‘에서 “외국인 유입은 내국인의 고용과 임금뿐만 아니라 직무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외국인력 고용 확대가 내국인 고용 및 임금 영향에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연구를 진행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외국인의 국내 유입은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은 2000년 0.5%에서 2015년 2.3%까지 약 4배나 증가했다.
회귀분석 결과 외국인 유입 증가는 내국인의 소통직무를 유의하게 늘리는 효과가 있었다. 한 지역의 전체 인구 중 외국인 비중이 1%p 증가했을 때 육체직무 대비 소통직무 상대공급은 0.39% 증가했다. 외국인 노동자 유입으로 육체직무 일자리가 100개 늘어날 때 소통직무에서는 100.39개가 증가한다는 뜻이다.
육체직무는 주로 몸을 사용하는 단순 노무 종사자 등을 가리키며, 소통직무는 영업직 등이 포함된다. 외국인은 한국어 능력이 부족해 육체 직무에 상대적으로 우위를 가지면서, 내국인은 소통직무로 재배치 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이 내국인의 일자리를 뺏는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성별로 세분하면 남성의 경우 통계적으로 유의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여성은 소통직무에 미치는 효과의 크기가 0.55%로 통계적 유의성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는 여성의 경우 근속연수가 남성에 비해 짧아 이전 일자리에서 쌓은 인적 자본을 버리고 다른 업무로 이직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외국인과 내국인이 언어능력과 노동시장에 대한 이해도 등의 차이로 인해 완전 대체재가 아니라는 해석이다.
한은은 “최근 미국 및 유럽 국가 등 전통적 이민자 수용 국가에서 발견되었던 외국인 유입으로 인한 내국인의 직무특화 현상이 국내 노동시장에서도 나타났다”며 “직무특화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내국인 근로자의 기술향상을 위한 재교육, 활발한 인력 재배치를 위한 매칭 효율성(고용주와 노동자 간) 향상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