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곽선영 “큰 야망 없다…매 순간 충실한 게 목표”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1.12.25 16:40
수정 2021.12.25 16:40

“대본을 보다가 다시 돌아가 ‘뭐지?’하는 희한한 재미 있어…재밌게,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것이 내 목표다”

배우 곽선영은 ‘구경이’ 속 나제희와 자신의 공통점으로 ‘허술함’을 꼽았다. 부족하고, 큰 야망 없는 배우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 곽선영이지만, ‘매 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그의 목표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비결이 되고 있었다.


곽선영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구경이’에서 전 강력팀 형사, 현 보험회사 조사팀장 나제희를 연기했다. 지금은 뻔하지 않아 더 재밌었던 신선한 작품으로 남은 ‘구경이’지만, 처음에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곽선영 역시 바로 그 이상한 매력이 이 작품의 독특한 재미가 될 것이라고 믿었었다.


“드라마 대본이 어떤 형식으로 쓰인다는 걸 잘은 알지 못해도 여러 선배님들도 ‘보통의 드라마 대본이 아니다. 형식을 완전히 깼다’고 말해주셨다. 그래서 재밌을 것 같았고, 감독님도 그래서 재밌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다. 대본을 보다가 다시 돌아가 ‘뭐지?’하고 보는 희한한 재미가 있었다. 재밌게,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곽선영이 연기한 나제희는 ‘구경이’에서 가장 평범한 인물 중 한 명이었다. 구경이의 든든한 조력자이기도 하지만, 달콤한 유혹 앞에서 흔들리기도 하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가득한 ‘구경이’에서 현실적인 면모로 중심을 잡는 인물이었다. 곽선영 또한 나제희의 현실감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야 했다.


“자극적인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 사이에서 나 혼자 평범하다고 생각했다. 현실적인 무게감을 만들어주길 바라셨던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부분을 신경 썼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사랑을 해주실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튀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본에 충실하면 좋은 효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을 했다.”


나제희의 성격을 짐작하며 행동의 이유를 찾아가기도 했다. 아빠에게는 딸로, 팀원들에게는 팀장으로 잘 해내고 싶었지만, 부족한 부분들이 있었던 나제희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더욱 몰입하기도 했다.


“다 잘하고 싶은데 놓치는 부분이 있다는 게 저와 비슷하다. 아주 소소한 것들. 청소라던지, 음식이라던지. 무엇이든 완벽하게 하고 싶어 하지만 그렇지 못하지 않나. 허술하고 실수로 놓치는 부분들이 많다. 그런 부분이 나제희와 비슷하다. 하지만 나는 평화주의자다. 나제희처럼 큰 꿈을 위해서 친구들을 등지지는 않을 것 같다.”


욕망에 잠시 눈이 멀어 용 국장(김혜숙 분)의 편에 섰던 나제희의 선택만큼은 이해하지 못했다. ‘큰 목표나 야망을 가지지 않는 것’이 그의 가치관이었기 때문이다. 곽선영은 먼 목표를 바라보기보다는 ‘현재’에 충실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여겼다.


“하루하루 행복하게 기쁘게 사는 게 내 목표다. 어떤 큰 작품, 역할을 하겠다는 마음이 아닌, 매 순간 충실하려고 한다. 내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오는 것 같다. 바보 같다고 여기실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거기까지 생각을 안 해봤다.”


대신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오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늘 모자란 부분을 채우려 애쓰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매 작품 매력적인 캐릭터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곽선영의 비결이었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을 한다. 지금도 입지를 단단하게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간을 돌아봤을 때도 그냥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무대를 하며 방송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못했다. 연기를 꾸준히 하다 보니, 열심히 하다 보니 새로운 기회가 왔고, 여기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연기도 열심히 하는 것이 내 목표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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