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영화 뷰] '스포일러 금지‧밈 놀이'…코로나19 속 극장 관객 발걸음 재촉한다
입력 2021.12.25 09:02
수정 2021.12.25 09:03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올해 최고 흥행작 예상
스포일러 주의보에 관객 움직임 빨라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개봉 일주일 만에 300만에 돌파해 현재 누적관객수 352만명을 기록 중이다. 이는 올해 최고 흥행작에 오른 한국 영화 '모가디슈'(361만 명)을 위협하는 숫자다. 코로나19로 확산세 영향으로 방역 조치가 강화됐지만,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홈'이 코로나19 이후 최단 속도로 관객들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스포일러와의 전쟁'도 숨은 공신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포일러(spoiler)는 영화, 소설, 애니메이션 등의 줄거리나 내용을 예비 관객이나 독자들에게 미리 밝히는 사람이나, 그런 내용의 글이나 말을 의미한다. 스포일러는 작품의 줄거리, 반전요소, 결말 등을 타인에게 알려 재미와 흥미를 떨어뜨려 영화 팬들의 공공의 적이다.
특히 이번 '스파이더맨:노 웨이 홈'의 경우, 마블 스튜디오와 소니 픽쳐스의 협력과 본격적인 멀티버스가 예고 된 바 있어 작품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커진 상황이었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역대 악당들이 다 출연하는 만큼 토비 맥과이어나 앤드류 가필드가 출연하는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도 자연스럽게 따라 붙었다.
이에 제작사와 홍보사는 개봉 전부터 스포일러를 단속했으나 쉽지는 않았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스포일러가 등장했고, 스포일러를 당하고 싶지 않은 관객들은 서둘러 영화를 보려는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 강했다는 분석이다.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 당시에도 지금과 같은 현상이 벌어진 바 있다. '어벤져스:엔드 게임'은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만큼 결말에 많은 관심이 쏠려 있었다. 이에 '어벤져스'의 안소니 루소 감독은 "기억하세요. 타노스는 여전히 당신의 침묵을 요구합니다"라는 내용을 글을 올리고 스포일러에 대해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심지어 해외에서는 '어벤져스'를 보기 위해 대기 중이던 관객에게 일부러 스포를 한 남성이 군중에게 폭행당하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국내 영화 중에서도 '기생충', '곡성', '독전', '1987'이 내용과 결말, 반전 특별출연하는 배우들 관련 스포일러 전쟁을 치렀다. 특히 '곡성'의 경우에는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와 해석으로 인해 N차 관람이 이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극장 문턱이 높아진 현재, 관객들은 재미가 보장된 영화만을 관람하고 싶어한다. 이에 거대자본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나, 흥행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들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물론 스포일러 위험도나, 밈 만으로는 영화의 흥행을 좌지우지 할 수 없지만, SNS에 감상평을 유도하고, 놀이가 가능한 영화라면 관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또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