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민심, 윤석열 사과 방문에 어떻게 반응할까
입력 2021.11.10 09:45
수정 2021.11.10 09:45
박주선 "광주시민들, 아량과 품위로
사과 받아 광주정신 격을 높여주길
호남, 아직 친민주당 정서 강하지만
이재명 결함 많다는건 인식된 상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을 사과하기 위해 광주광역시 5·18 묘역을 다시 찾음에 따라, 호남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호남 중진 정치인들은 아량과 품위로 사과를 받아들여 시민들이 광주정신의 격을 높여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은 윤석열 후보의 광주 방문이 예고된 10일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윤 후보가 광주시민을 비롯한 국민이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면 죄송하다는 취지로 이미 사과를 하지 않았나. 정식 후보가 돼서 다시 한 번 광주를 방문해 진심을 전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완벽한 사람은 없고 실수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광주시민의 아량과 품위가 광주정신의 격을 높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 전 부의장은 전남 보성·화순과 옛 전남도청이 있는 광주 동구 등에서 지역구로만 4선을 한 호남의 대표 중진 정치인이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광주 동구에서 88.7%의 득표를 얻어 전국 최다 득표율로 당선되기도 했다.
원내 정치인으로 활동하던 시절, 여야를 가리지 않고 많은 의원들로부터 존경 받기도 했다. 윤석열 후보의 최측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재직 시절 박 전 부의장이 부장검사로, 권 의원이 평검사로 함께 일하면서 돈독한 인연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박 전 부의장은 사과의 대상인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에 대해 윤 후보가 말했던 취지를 다시 한 번 해설하면서도, 정치적으로는 공격받기 쉬운 오해의 소지를 낳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이날 윤 후보의 광주 방문 과정에서 해당 발언의 사과와는 별개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이 다시 한 번 약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주선 전 부의장은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 '대통령 공부가 전혀 안돼있기 때문에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비난을 하니까 '전두환도 인재를 등용해서 잘한 부분도 있지 않느냐. 나도 모자란 부분은 인재를 등용해서 좋은 업적을 남기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취지로 한 말"이라면서도 "대선판에서는 없는 말도 만들어서 정치 공세를 하는데, 이 얼마나 (상대방이 공격하기에) 좋은 호재를 만들었느냐"고 아쉬워했다.
이어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넣느냐, 안 넣느냐의 문제는 (전 전 대통령 발언) 사과의 뜻으로 넣는다는 것은 너무 의미가 좁아지는 것이고, 말실수를 하기 전에도 윤 후보는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며 "당연히 (광주 방문 과정에서 헌법 전문에 5·18 정신 수록을 약속)하리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내년 3·9 대선을 앞둔 호남 민심에 대해서는 친(親)민주당 정서가 강하다는 것을 시인하면서도, 문재인정권의 실정과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결함으로 인해 광주를 비롯한 호남에서도 대선후보의 능력과 자질, 가치와 노선을 보고 이성적·합리적으로 판단을 하자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주선 전 부의장은 "(호남이) 아직까지는 친민주당 정서가 강한 지역 아니겠느냐"면서도 "문재인정권의 실정과 실패를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이 있고, 이재명 후보가 결함과 하자가 많은 분이라는 것은 다 인식이 돼있는 상태에서 어떻게 이런 분을 후보로 추천하면서 호남에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느냐는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차피 이재명·윤석열 후보 중에서 선택할 수밖에 없는 대선"이라며 "누가 대통령을 하는 게 능력이나 자질, 국민과 국가를 편안하게 할 것인지의 측면에서 판단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이성과 합리적인 가치 판단이 광주를 비롯한 호남에서 퍼지고 올라오고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