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승리’ 쿠바 벗어난 솔레르, 코로나19까지 극복…WS MVP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1.11.04 08:34 수정 2021.11.05 10:24

MLB 월드시리즈 3홈런 모두 결승타..우승 견인

PS 기간 코로나19 공백 극복한 뒤 기적적인 반전

쿠바를 벗어나 코로나19까지 극복한 호르헤 솔레르(30)가 월드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3일(한국시각) 미국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펼쳐진 ‘2021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6차전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7-0 대승,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우승 반지를 꼈다.


1995년 이후 26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등극한 애틀랜타는 가을야구 무대에서 반전을 일으켰다. 애틀랜타는 88승73패(0.547)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차지했지만, 포스트시즌에 오른 10개팀 중 최저 승률을 기록했다. 2012년 10개팀 포스트시즌 체제가 시작된 이래 정규시즌 최저 승률 팀이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월드시리즈 전까지 MVP 후보로 전혀 거론되지 않았던 솔레르의 수상도 대반전이다.


솔레르는 6차전 3회초 2사 1,2루 찬스에서 휴스턴 선발투수 루이스 가르시아를 공략해 스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 한 방으로 기선을 제압한 애틀랜타는 2개의 홈런을 더해 휴스턴 마운드를 쉽게 무너뜨렸다.


결승 홈런의 주인공 솔레르는 이번 월드시리즈 4경기에서 20타수 6안타(3홈런) 6타점으로 애틀랜타 공격을 주도했다. 3개의 홈런을 쳤는데 모두 결승타가 됐다.


행크 에런 등과 함께 애틀랜타 타자 중 역대 단일 WS 최다 홈런 타자로 올라선 솔레르는 투수 리반 에르난데스(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에 이어 24년 만에 쿠바 출신 선수로는 두 번째 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쿠바 국기를 두르고 인터뷰에 나선 솔레르는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영광을 누리게 해준 팀에 정말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캔자스시티서에서 올 시즌 중반 애틀랜타로 트레이드 된 솔레르는 “처음 애틀랜타에 왔을 때 적응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모두가 나를 환영해줬고, 나도 그들에게 다가갔다. 가족 같은 사이가 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쿠바라는 태생적 한계를 딛고 미국으로 건너와 낯선 환경을 개척한 솔레르는 코로나19까지 극복한 사례로 남게 됐다.


솔레르는 지난달 13일 NL 디비전시리즈 4차전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엔트리에서 제외된 솔레르는 크게 실망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마스크를 쓴 채 단 하루도 쉬지 않고 감각을 유지했다.


약 2주 만에 음성 판정을 받은 솔레르는 팀으로 복귀, 지난 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와의 NL 챔피언십시리즈 5·6차전에 대타로 나왔고, 월드시리즈에서는 3개의 결승 홈런을 터뜨리며 주인공이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열흘 이상의 공백 여파는 찾아볼 수 없었다.


기적적인 그의 MVP 수상은 솔레르, 아니 인간의 승리였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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