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부담에…'실손보험 갈아타기' 상반기만 50만건
입력 2021.10.31 08:56
수정 2021.10.31 08:56
옛 실손의료보험 가입자들이 무제한 진료비 혜택을 포기하고 대거 상품 갈아타기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009년 9월 이전의 1세대 구(舊)실손보험과 2017년 3월까지 가입이 가능했던 2세대 표준화실손보험 계약자들 중 올해 6월까지 판매된 3세대 신(新)실손보험으로 갈아탄 계약은 50만5061건으로 지난해 전체 갈아타기 계약(25만129건) 대비 두 배 넘게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구실손보험은 무제한 의료비 혜택 덕에 기존 가입자들이 계약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럼에도 이탈이 늘어난 건 그 만큼 보험료 부담이 무거워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근 몇 년간 1·2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두 자릿수 대 인상률을 기록했다. 실제로 5대 손해보험사는 올해 1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를 17.5~19.6% 인상했다. 2017년과 2019년에도 10%씩, 지난해에는 9.9%를 올렸다.
반면 5대 손보사의 올해 3분기 단체·유병력자·노후 실손을 제외한 일반 실손보험 신규 가입은 18만2천367건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 신규 가입 101만2323건과 비교하면 월평균 64% 급감한 수치다.
이는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되고 본인 부담도 늘어난 4세대 실손보험으로 지난 7월에 상품이 교체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는 운영 손실로 인해 내년에도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실손보험에서 발생한 적자는 손해보험에서만 2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