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남욱·유동규·정영학 8시간 조사…檢 '대장동 배임' 집중 추궁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입력 2021.10.21 09:17 수정 2021.10.21 09:18

유동규 기소 앞두고 '혐의 다지기'…대질조사 없고 녹취록 제시안해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남욱 변호사가 20일 검찰에 소환돼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이날 김씨, 남 변호사와 함께 이른바 '대장동 4인방'인 정영학 회계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모두 불러 조사했다.


오후 1시 17분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던 김씨는 오후 9시 56분께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김씨는 조사 내용과 피의자들 간 대질조사 여부 등을 묻는 취재진에 "죄송하다"는 답변만을 남긴 뒤 차를 타고 검찰청을 떠났다.


남 변호사 역시 오후 1시 45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밤 10시까지 8가량 조사를 받았다. 지난 18일 새벽 귀국한 후 3일 연속 장시간 조사를 받은 그는 지친 기색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사실관계를 잘 소명했다. 죄송하다"며 황급히 현장을 벗어났다.


검찰이 김씨와 남 변호사, 정 회계사, 유 전 본부장을 한꺼번에 불러 조사하는 만큼, 이들간 대질 조사가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졌지만, 대질 조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증거 중 하나인 '정영학 녹취록'도 피의자들은 듣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검찰 조사의 초점은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배임 혐의에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유 전 본부장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성남의뜰 주주 협약서에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넣지 않아 민간 사업자에 막대한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 성남시에 그만큼 손해를 입힌 것으로 판단했다.


김씨의 구속영장과 남 변호사의 체포영장에도 이 같은 유 전 본부장 범행에 공모했다는 내용이 범죄사실로 포함됐다.


검찰은 김씨와 남 변호사를 상대로 이러한 사업 구조가 만들어진 배경과 진행 과정 전반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본부장 기소를 앞두고 '혐의 다지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조만간 김씨와 남 변호사를 다시 불러 '50억 로비' 등 다른 의혹들에 대한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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