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능선 넘은 벤투호…카타르행 가까워지려면?
입력 2021.10.14 08:04
수정 2021.10.14 08:52
10월 A매치서 이란 원정 무승부 등 1승 1무 성과
1~2위 독주 체제의 A조 양상, 무난한 본선행 예상
이란 원정에서 승점 1을 따낸 벤투호가 10월 일정을 모두 마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손흥민을 비롯한 유럽파 선수들은 이란 현지에서 각자의 소속팀으로 돌아갔고, K리그와 일본 J리그서 활동 중인 18명의 선수들은 벤투 감독과 함께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번 A매치 2경기는 카타르 본선행을 향한 중요한 변곡점이 되기에 충분했다.
대표팀은 앞선 9월 A매치 2경기와 마찬가지로 1승 1무의 성적을 거뒀으나 훨씬 좋은 경기 내용으로 본격적인 상승 곡선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됐다.
벤투호는 지난 7일 안산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3차전서 2-1로 승리한 뒤 원정팀들의 지옥이라 불리는 이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1-1 무승부 성과를 내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캡틴’ 손흥민이 2경기 연속 필드골을 기록한 수확까지 챙긴 벤투호다.
총 10경기 중 절반에 가까운 4경기를 치른 가운데 월드컵 본선 진출 승점 마지노선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FIFA는 1994년 미국 월드컵까지 아시아에 본선행 티켓을 2장 부여하다 32강으로 재편된 1998년 프랑스 월드컵부터 3.5장으로 늘렸다. 이후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개최국(한국과 일본) 배정에 따라 잠시 2.5장으로 줄었고, 2006 독일 월드컵부터 4.5장으로 크게 늘어나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AFC는 1998년부터 2개조로 나눠 홈&어웨이 방식으로 본선 진출팀을 가리고 있다. 최종 예선 참가 팀은 8팀에서 10팀으로 조율하다가 지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부터 총 12개팀 진출 방식으로 진행 중이다.
2개조 2개팀(1~2위)만이 본선행 티켓을 부여받는 가운데 최소 조 2위를 확보해야 월드컵 본선에 진출할 수 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 예선부터 살펴봤을 때 본선행을 위해 확보해야 할 최소 승점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예선 A조 2위였던 한국의 승점 10이었다. 다만 이때에는 가장 적은 경기수(6경기)로 치러졌기 때문에 경기당 획득 승점을 살펴봐야 한다.
경기당 획득 승점이 가장 낮았던 본선 진출팀은 1998 대회 예선 이란과 2010 대회 북한(이상 8경기 승점 12), 그리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예선 A조의 대한민국(10경기 승점 15)이다. 이들 세 팀은 나란히 경기당 승점 1.50을 기록, 턱걸이로 본선에 오른 사례로 꼽힌다.
경기당 승점 1.50을 본선 진출의 마지노선이라 했을 때, 현재 승점 8을 획득 중인 벤투호가 앞으로 6경기서 승점 7만 더 따내면 최소 조건을 갖춘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각조의 상황을 살펴야 한다. 만약 1위 팀이 독주를 하고 뚜렷한 최하위팀이 나올 경우 중위권 혼전 양상이 벌어지게 되는데 일본, 호주, 베트남 등이 속한 B조가 아주 좋은 예다. 즉, 이번 최종 예선 B조는 전승을 달리는 사우디 외에 피 말리는 2위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표팀이 속한 A조는 상황이 다르다. 이란과 한국이 무패를 유지하며 앞서가는 가운데 3위 이하 팀들이 승리를 얻기 힘든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지난 2018년 최종 예선 때처럼 심장이 두근거리는 레이스는 보지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