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똑같이 충격 받았는데…뮤지컬은 살고, 연극은 여전히 휘청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1.09.24 15:01
수정 2021.09.24 15:24

'시카고' '위키드'가 이끈 뮤지컬 매출 상승

팬데믹 상황이 2년째 이어져 오고 있지만, 대형 뮤지컬 공연장은 코로나19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분위기다. 공연 시작 전 수백여 명의 관람객이 출입구 주변을 둘러싸고, 로비에 마련된 포토존, MD샵에도 사람들이 넘쳐났다.


뮤지컬계도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거리두기 좌석제를 도입하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올해 들어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액을 살펴보면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기준, 대극장 뮤지컬 매출액은 729억6461만원으로 전체 공연 매출액(1175억9551만원)의 62.0%를 차지한다. 중소극장 매출액(184억6525만원)까지 포함하면 뮤지컬 전체 매출액은 전체의 77.7%에 달한다.


특히 거리두기 4단계에 들어가기 이전인 6월 공연시장을 2019년 동월과 비교해 보면 띄어앉기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인터파크 판매 기준 매출액이 14%나 성장했다. 또한 7월 공연시장 역시 KOPIS 기준 7월 12일부터 거리두기 4단계에 돌입했음에도 2019년 7월과 비교해 공연건수가 거의 줄지 않았고, 매출액은 오히려 30%가량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흐름에는 ‘시카고’나 ‘위키드’ 등 유명 대형 뮤지컬이 중심에 있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여러 차례 공연하면서 흥행이 입증된 대작들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면서 나타난 결과인 셈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스테디셀러가 강세를 이뤘지만,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이런 경향이 더 견고해졌다. 실제로 상반기 뮤지컬 상위 랭킹엔 신작이 없다.


공연 제작사 관계자는 “뮤지컬 시장을 전체적으로 보면 약 90%가량 회복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거리두기 좌석제를 적용하게 되면서 전체 좌석의 70%가량만 판매하다 보니 전반적으로 유료관객 비율이 높아진 것”이라며 “주로 대형 뮤지컬에선 20대 관객 비중이 크게 증가했는데, 이는 여행과 야외 여가 활동 등이 어려워지면서 20대의 보복심리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문화정보원 관계자는 “공연 시장 전반적으로는 위드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고 있으나, 중소규모 극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여전히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뮤지컬 시장의 회복은 반길 일이지만, 이 안에서 발생한 심각한 양극화 해결은 업계의 숙제로 남았다는 것이다. 한국문화정보원이 지난 2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극장 규모별 매출액 증감률에서 대극장의 공연 매출액과 상연 횟수 모두 전년도 대비 증가한 반면 중극장의 매출액은 전년도 동기간 대비 13.39%, 소극장 상연 횟수는 12.5% 감소했다.


장르의 편차도 존재한다. 뮤지컬이 약 90%가량의 회복세를 보인 것과 달리, 연극 장르(리미티드런·오픈런 합산)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114억9119만원)은 2019년도의 50% 정도 수준에 그쳤다. 특히 오픈런 연극은 상대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컸던 장르다. 리미티드런 연극 매출액이 89억9158만원을 기록한 것과 달리, 오픈런 연극은 24억9961만원에 그쳤다.


한 극단 관계자는 “오픈런 연극의 경우 신규 관객이 주요 타켓층인데 코로나19 이후 좁은 소극장을 찾는 관객이 현저히 줄었다. 더구나 학생 단체 판매까지 어렵게 되면서 극장을 운영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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