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상왕' 이해찬 위로받고 '자진 사퇴' 시사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1.08.20 00:15 수정 2021.08.20 00:50

'자진 사퇴' 절대 불가라던 黃, 이해찬 위로 전화에 '울컥'

"내일 오전까지 입장 올릴 것…文정부 성공은 정권재창출"

黃, 친일공방 벌이던 이낙연이 사과하자 "나도 지나쳤다"

'黃 리스크' 노심초사 이재명 캠프도 '안도'…"수습 과정"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7월 황교익 씨 유튜브에 출연한 모습 ⓒ황교익TV 유튜브

'황교익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보은 인사', '막말 파문' 등의 논란에 휩싸인 황교익 경기관광공사 사장 후보자가 사실상 자진 사퇴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다. '친일 프레임' 공방을 벌였던 이낙연 전 대표가 황 씨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당내 대선 경선 국면에서 일절 전면에 나서지 않던 이해찬 전 대표까지 나서서 황 씨를 위로하자, '자진 사퇴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하던 황 씨도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황 씨는 19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내일 오전까지 입장을 정리하여 올리겠다"고 했다. 전날(18일) "대통령 할애비가 와도 내 권리를 내놓을 생각이 없다"며 자진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던 태도와 180도 달라진 것이다. 황 씨의 입장 변화엔 이해찬 전 대표의 위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황 씨는 "이낙연 측에 끝없이 사과를 요구했는데, 뜻하지 않게 이해찬 전 대표의 위로를 받았다"며 "동지애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처음에는 울컥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왜 이러고 있는지 고민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의 성공은 민주당의 정권 재창출로 확인되어야 한다"며 "함께하는 길을 찾겠다. 이해찬 대표님,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이날 황 씨에게 전화를 걸어 '원만한 수습'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대표 시절 대변인을 지낸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 전 대표가 황 씨에게 "문재인정부 탄생은 물론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승리에 여러모로 기여하신 분"이라며 "이번 일로 마음이 상했으리라 생각한다. 정치인들을 대신해 원로인 내가 위로 드린다. 너그럽게 마음 푸시고 민주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해 앞으로도 늘 함께 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황 씨에게) 친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낙연 캠프의 신경민 상임부본부장이 "황 씨는 도쿄나 오사카 관광공사에 맞을 분"이라고 비판한 것을 대신 사과한 것이다. 그러자 황 씨도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이 전 대표에게 '짐승' '정치생명' '연미복' 등을 운운한 것은 지나쳤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민주당 대선 경선 판을 뒤흔들었던 '황교익 사태'가 황 씨 자진 사퇴로 일단락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 지사도 부담을 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황 씨 거취 관련 고심의 흔적을 여과 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평소 취재진의 질문에 막힘없이 답변하던 이 지사는 이날에는 황 씨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 대신 이재명 캠프 총괄특보단장인 안민석 의원이 황 씨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황교익 리스크'가 대선 경선 국면에서 이 지사에게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던 이재명 캠프도 안도하는 모습이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황 씨의 거취 문제에 대해선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이낙연 전 대표와 황 씨의 갈등이 봉합되고 이해찬 전 대표까지 나서서 황 씨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는 모습은 '이 사태'가 수습되는 과정"이라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