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 예고' 북한 보란듯…韓 신형잠수함·美 ICBM 공개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1.08.15 04:00
수정 2021.08.15 16:53

北, 신형잠수함·SLBM 도발 가능성

맞대응 차원서 韓美 군사력 '과시'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강하게 반발하며 군사도발을 시사한 가운데 한국과 미국이 저마다의 '전략 자산'을 공개하고 나섰다.


북한이 연합훈련 맞대응 차원에서 신형 잠수함을 선보이거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한미가 선제적으로 군사력을 과시하며 북한을 압박한 모양새다.


해군은 13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도산안창호함 인수·취역식을 열었다. 양용모 잠수함사령관은 "도산안창호함은 해양 강국 대한민국을 힘으로 뒷받침하는 강한 해군력의 상징이자 핵심축"이라며 "존재만으로도 두려움을 주는 든든한 전략적 비수가 되어 우리 바다를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의 첫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은 국내 독자 설계로 건조된 최초의 잠수함으로, 6발의 SLBM 탑재도 가능하다. 앞서 우리 군은 바지선을 활용한 SLBM 수중발사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바 있다. 이르면 올해 중으로 도산안창호함에서 최종 발사시험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잠수함이 쏘아 올리는 SLBM은 발사 징후를 포착하기 어려워 군사적 억제력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는다. 북한의 신형 SLBM 시험발사가 최대 수준의 무력도발로 여겨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에 앞서 미국은 지난 11일(현지시각)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시험발사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53분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시험용 대기권 재진입체를 장착한 미니트맨-3가 시험 발사됐다. 탄두는 장착되지 않았다.


미 공군은 이번 시험발사와 관련해 "ICBM 무기 체계의 정확성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안전하고 확실한, 그리고 효과적인 핵 억제력을 지속해서 보장하기 위한 유용한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최대 속도가 마하 23, 사거리는 9600여㎞에 달하는 미니트맨-3는 지하 격납고에서 발사될 경우, 30분 이내에 북한 상공에 도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전략 핵 폭격기 △핵 잠수함과 함께 '핵 3축'을 구성하는 미니트맨 -3는 약 400기가 미국 5개 주(州)에 발사 준비 완료 상태로 배치돼있다.


미 공군은 "발사 일정은 5년 전에 계획됐고, 각각의 발사 준비는 6개월~1년 전에 시작된다"며 "이번 시험 발사가 특정한 국제 현안이나 지역 긴장에 대한 대응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계획된 일정'이었다고 하지만, 미군이 한밤중 ICBM을 시험발사하고 발사 당일 사진까지 공개한 것은 북한을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심각한 안보위기'를 공언함에 따라 연합훈련 맞대응 차원의 무력도발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이 압도적 군사 우위를 과시하며 '선을 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내놨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존 하이튼 미 합동참모본부 차장은 ICBM 시험발사 당일 개최된 우주·미사일 방어 심포지엄에서 "미 국방부가 강조하고 있는 '통합된 억제력'은 핵과 재래식 무기 역량을 비롯해 우주·사이버 등 모든 역량을 요구한다"며 "적이 이같은 미국의 통합된 억제력을 보고 공격할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튼 차장은 지난 2월 한 세미나에선 "미국 미사일 방어가 북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기도 하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 정부가 3000t급 신형 잠수함을 공개하고 나선 것 역시 북한 압박의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북한이 동급의 신형 잠수함을 선보이며 SLBM 시험발사까지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우리 군이 선제적으로 군사력을 과시한 측면이 있다는 뜻이다.


북한이 신포조선소에서 건조를 마친 것으로 알려진 신형 잠수함은 3000t급으로 추정되며 SLBM 3발 가량을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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