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낙연 '도발'에 '무시 전략'…윤석열 때리기 집중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1.08.12 15:10
수정 2021.08.12 15:10

이재명, 이낙연 '일대일 맞장토론' 제안에 무반응

이 지사 측 "저쪽 멘붕 온듯…끝까지 무시할 것"

대신 야권 유력 대권주자 尹 때리기 '화력 집중'

'李 vs 尹' 구도로 與 대권주자 입지 다지기 전략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당내 대권 경쟁자인 이낙연 전 대표 측이 '일대일 맞장토론'을 제안하고 '도발'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무시 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반면 이 지사는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를 보다 명확히 해 여권 유력 대권주자로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을 맡고 있는 최인호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후보 캠프는 네거티브 중단 선언이 정책과 자질 검증을 회피하려는 책략이 아니라면 일대일 무제한 맞장토론을 수용하라"고 압박했다. 지난 10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대일 무제한 검증 맞장토론을 제안드린다"고 한 데 이어 거듭 토론 수용을 촉구한 것이다.


또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인성' 문제를 연일 거론하고 있다. '형수 욕설'을 비롯한 과거 막말이 이 지사의 아킬레스건이라고 보고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전 대표 캠프 상임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경민 전 의원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철거민, 장애인, 자치단체장, 노인, 시민에 이르기까지 반말하고 욕설한 기록이 다 있다"며 "그런데도 이 지사는 어떻게 입만 열면 억강부약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했다. 신 전 의원은 또 "이 지사가 정세균 전 총리가 답변을 요구하는데 무시하고 본인의 질문으로 넘어갔다. 그런 태도가 후보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도 전날(11일) 3차 TV토론회에서 성남시장 시절 이 지사의 구설을 거론하며 "약자나 시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우려가 있다", "철거민과 몸싸움하고 장애인을 쫓아내고 겨울철 전기를 끊었다는 보도가 있다", "비판하는 시민을 향해서는 입으로 옮길 수 없는 트위터 발언도 있었다"고 했다. 이에 이 지사는 "철거민에게 (내가) 폭행당했고, 장애인 엘리베이터를 끊은 것은 그들이 이미 처벌받은 사안"이라며 "해당 영상은 잘라 붙인 것이다. 이런 게 진짜 네거티브"라고 반박했다.


이 지사 측은 이 전 대표 측의 도발 등에 대해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 측 캠프 핵심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저쪽(이낙연 캠프)의 유일한 전략이 네거티브였는데, 우리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하니까 저쪽에서 멘붕이 온 것 같다"며 "저쪽에서 일대일 맞장토론을 하자고 하는데, 속내는 네거티브를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끝까지 무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적은 안에 있는 게 아니라 밖에 있다"며 "당 대선 경선 후보들과는 정책 대결만 할 것이고, 공격은 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에게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이 지사는 지난 8일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당내 대권 경쟁자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있다. 3차 TV토론회에서도 공격성 발언을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 이 지사는 공격의 칼날을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집중적으로 겨누고 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인터뷰 사전 검열' 논란에 휩싸인 윤 전 총장을 언급하며 "'80년 전두환의 검열'이 군부 독재 정권의 후예들에 의해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전날엔 "윤석열로 대표되는 우리 사회 기득권층의 인식이 우려스럽다"며 "공정의 허울을 쓴 시장만능주의·정글자본주의 민낯이 부끄럽다. 꼭 이겨야겠다"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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