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탈원전 망국' 현장서 영남권 순회 마무리
입력 2021.08.08 03:01
수정 2021.08.07 22:41
'월성원전 경제성 조작 감사' 상기시켜
"문대통령이 책임 있는 말 하라" 일갈
일가족의 대권행보 지원사격도 본격화
장녀 운영 인스타에 소탈한 면모 업로드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탈원전 망국'의 상징적 장소인 월성 원전 1호기 현장을 찾았다. 2박 3일 간의 영남권 순회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반문(반문재인)의 대표성을 확인하려는 행보다. 일가족들도 일제히 지원사격에 나서는 등 최 전 원장의 대권행보가 본격화하고 있다.
최재형 전 원장은 7일 경북 경주의 월성 원전 1호기 현장을 찾아 현지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 재직 시절, 탈원전을 강행하기 위해 월성 원전 1호기의 경제성 평가까지 조작했던 현 정권의 행태를 감사하다가 친문(친문재인) 권력 집단의 집중 포화를 맞은 바 있다.
현지 마을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 전 원장은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감사 결과처럼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고 무리하게 진행됐다"며 "경제성 평가 때 수치를 조작해 억지로 폐쇄한 과정이 다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의 무리한 탈원전 정책으로 지난 4년간 원전 산업이 붕괴하고, 전기요금은 다음 정권에서 스프링처럼 튀어올라 우리 산업을 갉아먹을 것"이라고 우려하며 "월성 1호기 폐쇄로 지역 경제도 타격을 받고 국가지원금도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현장의 지역 주민들을 위로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4일 대권 도전을 공식 선언하면서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 전 원장은 "현장을 방문해보니 감사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들이 생각난다"며 "조기 폐쇄 관련자들이 기소됐는데, 문재인 대통령도 책임 있는 말씀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최재형 전 원장은 이날 경주로 이동하기에 앞서 대구 팔공산 동화사를 찾아 스님들과 인사를 나눴다.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알려진 최 전 원장이지만 이날 동화사 경내를 돌아보며 합장을 하는 등 불교 예법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불심이 깊은 대구·경북의 표심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경주 중앙시장, 포항 죽도시장에서 상인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최 전 원장은 이것으로 영남권 순회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지난 5일 고향 경남 진해를 시작으로 PK에서 TK로 북상하며 영남권 당심을 공략했다.
때를 같이 해서 최재형 전 원장 가족들의 지원사격도 시작됐다. 최 전 원장의 장녀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최재형의 일상 인스타'는 지난 2일 첫 게시글이 올라온지 닷새만에 팔로워가 2000명을 넘겼다.
최 전 원장의 장녀는 "아버지가 이번에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큰 결심을 했는데, 어떻게 도와드릴지 고민했다"며 "아버지가 정말 좋은 사람인데, 많은 분들께 아버지의 자연스럽고 멋진 모습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인스타를 열어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인스타그램에는 최 전 원장이 컵라면 뚜껑을 접시 삼아 라면을 먹는 모습 등 일상적이고 소탈한 모습들이 올라와 따뜻한 반향을 얻고 있다.
지난 5일 가족 모임에서 애국가를 4절까지 제창한다는 점이 뜻밖의 '전체주의' 논란으로 번졌을 때에는 최 전 원장 본인과 친척 남동생들이 설거지를 하는 사진을 게재해 이러한 논란을 부드럽게 녹이려 시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