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리면 두 배 반격" 실천?…이준석, 2차 토론서 나경원만 때렸다
입력 2021.06.02 00:01
수정 2021.06.02 00:11
나경원과 '野통합·트럼피즘' 놓고 불꽃 공방
다른 후보들엔 "많은 자문 구하겠다" 몸 낮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나경원 전 의원이 야권 통합과 '트럼피즘'을 놓고 날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 전 최고위원은 반면, 다른 후보들을 향해선 "많은 자문을 구하겠다"며 몸은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차기 당 대표 지지율에서 각각 1·2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과 나 전 의원은 MBN이 주관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세게 맞붙었다.
나경원 "이준석 당대표 되면 野 통합 멀어지는 것 아니냐"
이준석 "나경원 이해력 떨어져, 공정관리 전혀 자질 없다"
나 후보는 먼저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을 이용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이 전 최고위원과의 껄끄러운 관계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안철수 대표와 사이가 나쁘다는 것을 온 천하가 다 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합당이 어려워진다고 이해하면 되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이 후보는 "그렇게 이해하면 이해력이 부족한 것"이라고 일축하며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는 안 대표의 정치적 가치를 이해하기 때문에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나 후보는 "안타깝게도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통합이 어려워진다고 했다"며 "안 대표와 감정의 골이 깊어진 것을 보면, 바른미래당 당시 절제되지 않은 단어를 사용한 것으로 인해 징계도 받았다"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윤석열 후보가 탑승하지 않아도 우리 경선 버스는 출발하겠다고 했고, 안철수 통합도 이렇게 어렵다면 사실상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야권 통합은 점점 멀어지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오히려 "나 후보가 계속 그렇게 대응하는 게 공정 관리에 전혀 자질이 없다는 것"이라며 "윤 전 총장과 안 대표에게는 호의를, 유 전 의원에게 적개심을 보이는 분에게 경선의 공정관리를 맡길 수 있겠나"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 후보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에는 나 후보가 화두에 올린 '트럼피즘'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나 후보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이 후보에 대해 "백인 하층 노동자 분노를 이민층을 향한 혐오로 돌려 집권한 미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 정치, 혐오 정치(와 유사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후보는 나 후보에게 "저더러 줄기차게 트럼프와 닮았다고 얘기하면서 혐오 이미지를 덧씌우려 한다. 이준석 혐오발언 한가지만 말해달라"며 이준석식 '퀴즈 토론'을 진행했다.
이에 나 후보가 "트럼프 닮았다는 건 진중권 교수의 칼럼을 인용한거다"라고 답하자 이 후보는 "비겁하게 학자의 글을 인용한다고 할게 아니라 이준석이 혐오를 했다고 하면 진 교수에 논리를 위탁하지 말고 혐오발언을 뭘 했는지 말해달라"고 재차 요구했다.
계속된 질문에 나 후보는 "한달 간 실질적으로 진 전 교수와 뜨거운 논쟁을 벌인 것을 안다. 20대 남자들의 분노를 극단적 페미니즘과 연결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이 후보는 "진 전 교수가 신이냐. 제가 나 후보보다 여성에 대해 지지율이 더 높은 것을 상기드린다"로 쏘아붙였다.
조경태·주호영에 "영남권 신공항 특위에 참여해 달라"
조경태에 "해박한 지식에 여쭤보고 싶은 것 많다"
홍문표엔 "당 대표가 된 이후 많은 자문 구하겠다"
반면 이 후보는 다른 후보들에 대해선 의견을 구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식의 비교적 점잖은 토론을 진행했다.
그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을 이용해, 부산에 지역구를 둔 조경태 후보와 대구에 지역구를 둔 주호영 후보를 향해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의견을 물으며 자신이 당 대표가 되면 이 문제 해결을 위한 특위에 참여해 주겠느냐고 물었다.
1대1 질문 시간에도 그는 조경태 의원을 향해 "이번 토론회에서 조경태 의원님이 여러 사안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보여주고 계셔서 여쭤보고 싶은 게 많다"고 높이며 '보수 유튜버와 당의 관계 설정'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그는 자신에게 '수권정당을 어떻게 만들 것이냐'고 물은 홍문표 의원에 질문에도 "새로운 영토를 개척한다면, 그건 젊은 세대에 대한 확장 정책일 것"이라며 "땅을 넓히는 사람과 땅을 다져서 영구적으로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새로운 지지층을 조직화하는 역할은 홍문표 의원처럼 경험과 경륜이 있고, 당 조직을 관리해보신 분들이 많은 조언을 해주시면 참고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당 대표가 된 이후 그 부분에 대해 홍문표 의원에게 많은 자문을 구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