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선 불협화음 없게" "강성 친문 벗어나야"…與 원로들, 송영길 만나 '당부'
입력 2021.05.13 15:10
수정 2021.05.13 15:10
이해찬 "대선 후보 경선 관리 잘 이끌어나갔으면"
김원기 "세력 확장해야"…오충일 "선거 패배, 잘된 일"
송영길 "문희상 '불파불립' 조언, 가장 인상 깊어"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는 13일 새 상임고문단과 간담회를 가졌다.
앞서 당 최고위원회의는 전날(12일) 이용희·김원기·임채정·문희상·정세균 전 국회의장, 오충일·이해찬·이낙연·추미애 전 당 대표, 이용득 전 한국노총 위원장 등 총 10명으로 구성된 상임고문단을 새로 위촉했다. 추미애 전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 불참했다.
이날 비공개 간담회에선 주로 당내 분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대선 후보 경선 문제와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는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영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등이 주로 나왔다고 한다. 오전 11시 40분부터 한 시간 가량 진행된 비공개 간담회엔 점심 식사로 '초밥 도시락'이 제공됐다.
이해찬 전 대표는 "재집권해야 (민주당이 추구)하던 역사를 끌고나갈 수 있다"며 "대선 후보 경선 관리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생기지 않도록 잘 이끌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시점이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권의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총리는 "민심을 잘 받들어야 한다. 당 정책위원회나 민주연구원이 대선 후보들과 함께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당을 따르라는 자세로 정권 교체를 끌어주길 원한다"고 했다.
다른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는 "공과를 균형 있게 보고 때로는 당당해질 필요가 있다"며 "수출과 경제 등 자신 있게 설명할 것은 하고 겸손할 것은 겸손하자"고 했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낡은 것을 깨트리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세울 수 없다'는 뜻의 사자성어 '불파불립(不破不立)'을 예로 들며 "깨트릴 것은 깨트리라고 (당원과 국민이) 송 대표를 선택한 것이니 정권재창출에 죽을힘을 다하라. 민생에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러 개를 다 하지 말고, 정부와 힘 합쳐서 부동산과 코로나 문제를 잘 극복해 민심에서 잃은 점수를 회복하라"고 했다.
오충일 전 대표는 "재·보궐선거에서 패한 것은 오히려 잘 된 것이다. 혼나고 다시 짜고 나갈 기회다. 결사적으로 하라"며 "인사 문제를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송 대표에게 "마무리투수 겸 선발투수"라고 격려하며 "민심 회복을 위해 인사 문제를 잘 정리해야 한다. 국민의 관심과 요구를 외면 말라"고 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이라고 불렸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우리당이 어려움에 처했다. 밖에서 볼 때 (우리당의) 중심세력이라고 하는 분들로부터 벗어나서 과감하게 세력 확장을 해야 한다"고 했다. 중도로의 외연 확장을 방해하는 강성 친문(친문재인) 세력에게 휘둘리면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송 대표는 이날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불파불립' 조언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밝히며 "제 논리와 비슷하다"고 했다.
한편, 송 대표는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관련해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