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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 방일 연기’ 코로나19에 갇힌 도쿄올림픽...반대 여론 최고조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1.05.11 10:01
수정 2021.05.11 10:05

긴급사태에서도 코로나19 확진 급증세...자민당 내 회의론도

IOC 바흐 위원장도 방일 연기...스가 총리 구체적 대책 내놓지 못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 뉴시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 개막에 대한 일본 내 반대 여론은 급증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추세를 타고 최고조에 달했다.


일본 NHK는 지난 9일 “코로나19 확진자가 7251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확진자 수가 7000명을 초과한 것은 지난 1월16일 이후 처음이다. 47곳 광역자치단체 중 14곳이 기존 최다 확진자 기록을 경신했고, 전국 일일 확진자 수는 코로나19 확산 이래 역대 네 번째로 많았다.


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령 중인 상태에서도 급증세가 뚜렷하다. 주말 코로나19 검사 건수 감소 영향으로 신규 확진자가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월요일 기준 최다치도 경신했다. 종전 월요일 기준 최다는 지난 1월 18일 기록한 4936명이었는데 10일에는 493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오후 8시20분 기준).


황금연휴로 외출과 여행이 증가한 직후라 확산세가 더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백신 접종에도 속도가 붙지 않으면서 올림픽 개최를 두고 일본 국민들과 야당-시민사회를 넘어 집권당 자민당 내부에서도 회의론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국립경기장 주변에 100여명이 운집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취소 시위를 벌였다. 10일 발표된 요미우리 신문의 여론조사를 통해서도 드러났다. 올해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 여부에 대해 묻자 "중지(취소)해야 한다"는 응답이 5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객을 포함하지 않고(무관중) 개최"가 23%였다. 뿐만 아니라 도쿄올림픽 취소를 요구하는 온라인 서명 운동은 30만 명(지난 9일 기준)이 참여했다.


또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에 대해 "앞으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도 올림픽 취소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논란이 일어나자 한 발 물러섰지만, 코로나19가 급증하면서 다시 소신 발언을 뱉었다.


의료계의 반발도 거세다. 세 번째 긴급사태와 의료 붕괴 상황에서도 조직위원회는 도쿄올림픽을 위해 간호사 500명 파견과 스포츠의사 200명 모집을 요청했다. 이에 의료계는 "의료는 한계에 봉착했다. 현 상황에서 올림픽은 무리“라며 반발하고 있다.


올림픽에 출전할 세계적인 선수들도 목소리를 냈다. 대표적으로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2위로 금메달이 유력한 오사카 나오미는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불편하게 만든다면 당장 (취소 여부에 대한)논의를 해야 한다"는 의사를 전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 ⓒ 뉴시스

10일 NHK 등 보도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반대 여론 확산에서도 “IOC가 이미 개최를 결정했고 각국도 확인했다. 올림픽 개최를 위해 선수와 대회 관계자에 대한 감염 대책을 확실히 세우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믿었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일본 방문도 연기됐다. 올림픽 개최 도시인 도쿄도 등에 코로나19 긴급사태가 이달 말까지 연장된 상황에서 바흐 위원장의 방일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당초 바흐 위원장은 17일 히로시마 성화 봉송식에 참석하고, 18일 도쿄에서 스가 총리 등과 회담할 예정이었다. "긴급사태 발령 중에도 일본 내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IOC도 이전과는 다른 자세로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의 방일 취소라 의미심장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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