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첫 사망사고 운전자 "사고 지점 스쿨존 아냐"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연합뉴스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 두 살배기 아이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운전자가 혐의 적용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12일 전주지법 제12형사부(이영호 부장판사) 심리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민식이법) 혐의를 받는 A(54)씨의 첫 공판이 열린 가운데, A씨의 변호인은 "사고 장소는 스쿨존에서 20∼30m 떨어진 곳이었다"며 "적용 법조도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이어 "피고인은 아이를 친 사실은 인정하지만, 바퀴로 밟고 지나가지는 않았다"며 "제동을 걸어 차가 출렁인 것을 수사기관은 피해자를 밟은 것으로 오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해 5월 21일 낮 12시 15분쯤 전주시 덕진구 한 스쿨존에서 B(당시 2세)군을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스쿨존에서 사고를 낸 운전자의 처벌을 강화하는 '민식이법' 시행 후 발생한 첫 유아 사망사고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사고 당시 A씨 차 속도는 시속 9∼18㎞로 파악됐다.

앞서 A씨는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유턴 과정에서) 아이를 보지 못했다"며 사고 고의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민식이법은 스쿨존에 과속단속카메라나 과속방지턱, 신호등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개정한 도로교통법과 스쿨존 내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관련 규정을 일컫는다.

2019년 9월 충남 아산시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김민식(사망 당시 9세) 군의 이름을 따 만들어졌으며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민식이법에 따라 스쿨존에서 사고를 내 피해자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1년 이상15년 이하의 징역 또는500만원 이상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