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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우리카드 있는데"…우리은행-롯데카드 협업 나선 속내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입력 2021.04.23 06:00
수정 2021.04.23 06:12

카드-은행 간 전략적 협업체계 구축 공고화…"삼성카드와 SC은행처럼"

일각선 '인수합병 전초전?' 시선도…"변수 많은 M&A, 확대해석은 금물"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이사와 권광석 우리은행장(오른쪽)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공동 금융상품 개발 및 마케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하고 있다. ⓒ롯데카드

우리금융지주 계열인 우리은행과 홀로서기에 돌입한 롯데카드가 최근 협업체제 강화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자사 계열사로 이미 카드사(우리카드)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롯데카드와의 협력을 공고히 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롯데카드는 오는 28일부터 양사가 공동 기획한 ‘우리매직 적금 바이 롯데카드’ 상품을 선보인다. 우대금리 적용 시 최대 연 7%의 상품으로 상품 판매한도는 10만좌, 월 납입한도는 최대 50만원이다. 또 이달 중에는 우리은행 입출금 기능이 담긴 롯데카드 출시를 시작으로 전국 우리은행 영업점과 앱을 통해 롯데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


언뜻 보면 연관성 없어보이는 양사가 손을 잡은 배경은 무엇일까. 우리은행과 롯데카드 모두 이번 협력체계 강화를 통해 ‘새로운 고객 유치’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례로 롯데카드의 경우 은행계열 카드사와 달리 고객 접점인 창구가 없다는 점이 고객 유치에 한계로 작용한다. 그에 따른 모집비용 역시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은행과 협업이 판로 확보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우리은행 입장에서도 롯데카드와의 협업은 새로운 고객 확보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는 매각됐지만 유통기업에 뿌리를 둔 기업계 카드사인 롯데카드와 금융지주인 우리은행 간 고객군이 겹치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또 이번 롯데카드와의 협업을 통해 우리은행 영업점을 찾는 고객의 선택권을 다양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카드 발급에 따른 비이자수수료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장점으로 꼽힌다.


이와 유사한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SC제일은행’과 ‘삼성카드’ 간 협업이다. 삼성카드와 SC제일은행은 지난 2016년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고 은행-비계열 카드사 간 제휴 신용카드인 ‘SC제일은행 삼성카드’를 출시한 바 있다. 이후 현재까지도 지속적으로 연계상품을 출시하며 협업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SC제일은행의 경우 자체 카드사업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점에서 이번 우리은행-롯데카드 협업과는 일부 온도 차가 있다.


일각에서는 양사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우리은행 계열사인 우리카드와 롯데카드 간 합병을 염두해 둔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롯데카드의 경우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만큼 향후 재매각이 불가피한 상황. 여기에 우리은행은 지난 2019년 롯데카드 매각 당시 MB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든 바 있다. 현재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지분 20%를 소유한 주주사다.


그러나 해당 업계는 이같은 해석에 대해 아직은 섣부르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가 현재 자체 경쟁력 제고를 위한 마이데이터와 금융사업(로카머니) 등 신사업 진출이 초입 단계여서 몸값을 높인 이후 재매각, 합병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데다 향후 재매각이 추진된다고 해도 금전적 기준(배팅)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새로운 도전자가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내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사업, 각종 비대면 플랫폼 등으로 대변되는 무한경쟁 시대가 본격화된 상황"이라며 "생존을 위해서는 타사와도 손을 잡고 영업 인프라나 데이터 등 측면에서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서로 윈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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