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와인, 코로나 이후 두 배 급성장…맥주 제치고 1위
입력 2021.04.22 06:00
수정 2021.04.22 06:08
코로나가 수입 주류 시장 판도 바꿔
방역 기준 강화로 회식 줄고 홈파티 늘면서 주종 따라 희비
일본 맥주 올 들어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불매운동 이전 대비 89% 감소
코로나19로 주류 소비문화가 바뀌면서 와인이 맥주를 제치고 수입 주류 1위에 올랐다. 그동안 수입 주류 시장을 이끌어온 맥주는 1년 전과 비교해 감소한 반면 와인은 두 배 이상 급성장 하면서 순위가 뒤바뀌었다.
22일 데일리안이 작년과 올해 1분기 기준 맥주와 와인 수입액을 분석한 결과 와인이 맥주를 제치고 수입 주류 1위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와인(레드+화이트) 수입액은 1억648만9000달러로 작년 1분기 4979만9000달러 대비 113.8% 급증했다. 수입액과 수입량 모두 사상 최대 수준이다.
수입량은 2020년 1분기 8186톤에서 올 1분기 1만5238톤으로 86.1% 증가했다. 수입량에 비해 수입액 증가폭이 크게 나타나 상대적으로 고가 와인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맥주 수입액은 5135만2000달러에서 4725만5000달러로 8.0% 감소했다.
수입량은 6만3886톤에서 5만5797톤으로 12.7% 줄었다. 작년 1분기까지는 맥주 수입액이 와인을 앞질렀지만 올 들어서는 와인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수입 주류 1위에 올랐다.
코로나19로 회식이 줄고 홈파티, 홈술 등 문화가 확산되면서 와인 소비량이 증가한 여파로 풀이된다.
대형마트, 편의점, 백화점 등 사실상 전 유통채널이 와인 수입에 나서면서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해진 데다 혼술족을 겨냥한 소용량 와인 등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와인 소비에 불을 붙였다.
반면 정부 방역 기준 강화로 주점, 음식점 등 영업 제한 조치가 장기간 계속된 데다 각종 축제나 행사 등도 취소되면서 수입 맥주도 감소세를 피하지 못했다.
작년을 기점으로 수제맥주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맥주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된 여파도 악재로 작용했다. 곰표맥주, 말표맥주 등 잇따른 히트작이 등장하면서 수제맥주는 제2전성기를 맞았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수입 주류 시장을 견인해온 수입 맥주는 ‘4캔 1만원’이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키워왔는데 작년에는 1만원 미만 와인이 대거 출시되면서 가격 측면에사도 와인이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류 소비문화가 바뀐 이유가 컸다”며 “맥주 수입업체들도 바뀐 소비문화를 반영해 무알콜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종류를 수입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2019년 불매운동으로 수입맥주 1위에서 순위가 급락한 일본맥주는 올 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일본맥주 수입액은 173만8000달러로 작년 1분기 103만8000달러에서 67.4% 증가했다. 수입량은 1235톤에서 1980톤으로 60.3% 늘었다. 다만 불매운동 이전인 2019년 1분기(1578만6000달러)와 비교해서는 89.0% 감소한 것으로 여전히 저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