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고 친다’ 본격 가동된 추신수의 생태계 교란
입력 2021.04.20 22:55
수정 2021.04.21 08:21
삼성과의 원정경기서 데뷔 첫 멀티 홈런 가동
특유의 선구안까지 가미, 무시무시한 존재감 발휘
‘추추 트레인’ 추신수(39·SSG 랜더스)가 차원이 다른 스윙으로 KBO리그 연착륙을 시도하고 있다.
추신수는 20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서 시즌 4~5홈런을 한꺼번에 몰아쳤다.
추신수의 멀티 홈런은 KBO리그 데뷔 후 이번이 처음이며 시즌 5호 홈런으로 단숨에 NC 알테어(8홈런)에 이어 이 부문 2위로 뛰어올랐다.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추신수는 1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데 이어 2회에도 중견수 뜬공 처리됐다.
하지만 팀이 6-2로 앞선 4회 무사 1루 상황에서 상대 바뀐 투수 김대우의 낮게 깔린 슬라이더를 그대로 끌어올려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고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였다.
6회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된 추신수는 8회 김윤수를 맞아 다시 한 번 초구를 공략했고 이번에도 오른쪽 펜스를 훌쩍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만들어냈다.
그저 단순한 멀티 홈런 경기가 아니다. 추신수의 타격폼과 타구의 질 등을 살펴보면 홈런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추신수는 시즌 개막 후 부족했던 훈련량으로 인해 고전했으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타격폼을 일정한 자세로 고정하기 시작했고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형성하며 본격적으로 생태계 교란에 나섰다.
이번 삼성전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추신수는 이날 다섯 차례 타석에 들어섰고 모든 타구를 뜬공으로 만들어냈다. 아웃으로 처리된 3번의 타석 역시 타격폼이 흐트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스윙들이었다.
더 무서운 점은 선구안이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시절 삼진도 많이 당했지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볼 골라내는 능력으로 상대 투수의 투구수를 늘리는 대표적인 타자다.
무엇보다 올 시즌 KBO리그는 투수들의 제구가 제대로 되지 않는 현상이 나오면서 수많은 볼넷을 양산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추신수 입장에서는 볼넷을 골라 나가거나 장타 한 방을 노리는, 자신의 구미에 아주 알맞은 흐름으로 가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태계 교란자 추신수의 시즌은 이제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