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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사는 클래스'…자본주의로 물든 유럽축구 판도

박시인 객원기자 ()
입력 2021.04.18 22:25
수정 2021.04.18 22:27

레알·첼시·PSG·맨시티, UCL 4강 진출

결국 투자가 답인 이유 여실히 증명

2020-21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대진표. ⓒ UEFA

결국 자본이 축구를 지배하는 세상일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른 팀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해 첼시, 파리 생제르맹,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등 이른바 갑부 구단들로 채워져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허리띠를 졸라매고 투자에 인색한 팀들은 밀려나는 반면 투자한 만큼 결실을 맺는 시대가 도래했다. 스포츠와 자본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이르렀다.


레알 마드리드는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13회)에 빛나는 전통의 강호다. 1950년대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 시절 챔피언스리그 5연패에 성공, 이미 모든 팀들이 꿈꾸는 클럽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한 사건은 2000년대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은 ‘갈락티코 정책’으로 세계 최고의 스타들을 수집하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였다. 화려한 스타들을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는 20세기에 이어 21세기에도 챔피언스리그의 강자임을 입증하며 올 시즌 14번 째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와는 달리 첼시, 파리 생제르맹, 맨시티는 과거만 해도 명문 구단의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었다.


첼시의 경우 20세기 마지막 리그 우승이 1954-55시즌일만큼 맨유, 리버풀, 아스날 등에 밀렸다. 하지만 2003년 러시아 출신의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의 등장 이후 첼시는 단숨에 빅클럽으로 발돋움했다.


첫 시즌 다소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2004-05시즌 주제 무리뉴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고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50년 만에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첼시는 리그에서 2005-06, 2009-10, 2014-15, 2016-17시즌 우승과 더불어 2011-12시즌에는 숙원인 챔피언스리그 우승컵마저 들어올리며, 명문 구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맨체스터 시티 ⓒ 뉴시스

맨시티의 등장도 충격이었다. 2008년 아랍에미리트 출신의 부호 셰이크 만수르가 만년 하위권 맨시티를 인수했다. 만수르는 아랍에미리트의 7개 토후국 가운데 하나인 아부다비 왕족의 왕자이자 석유 재벌로 알려져 있다. 첼시보다 훨씬 많은 투자를 감행하며 프리미어리그 판을 뒤흔들었다.


선수 영입에만 돈을 퍼부은 것은 아니다. 최신식 훈련장, 메디컬 센터, 유소년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첫 번째 성과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이끈 2011-12시즌 리그 우승이었다. 2013-14시즌에도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 체제 하에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2016년에는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평가받는 펩 과르디올라를 사령탑에 앉히며 더욱 강력한 팀으로 변모했다.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승점(100점)을 달성했고, 2018-19시즌에는 도메스틱 트레블(리그, FA컵, 리그컵 우승)으로 정점에 섰다. 그동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올 시즌 4강에 오르며 2015-16시즌 최고 성적과 동률을 이뤘다.


파리 생제르맹은 맨시티와 다소 비슷한 행보를 걸었다. 2011년 카타르 국영 기업인 카타르 투자청이 파리생제르맹을 인수한 것이 발단이다. 양질의 스쿼드를 바탕으로 2012-13시즌부터 8년 동안 무려 7차례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파리 생제르맹도 맨시티와 마찬가지로 유럽 정상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거대한 자본력을 동원하며 네이마르, 음바페 등을 영입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이번 8강전에서는 복수에 성공하며 빅이어에 한 발짝 다가섰다.

박시인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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