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장르·OTT 내세운 '승리호'·'서복', 다른 길 걷는다
입력 2021.04.14 14:04
수정 2021.04.14 14:05
공유·박보검 주연작, 15일 개봉
극장·OTT 동시 공개 국내 첫 사례
'승리호'와 '서복'은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각각 240억, 16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해 한국 영화계에서 잘 시도하지 않던 SF 장르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승리호'는 국내 최초 우주 블록버스터인 점을 내세웠으며 '서복'은 국내 최초 복제인간을 소재로 하며 결과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두 영화는 SF 장르를 표방하지만 그 안에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은 다르다. '승리호'는 2092년 미래를 배경으로 환경오염으로 척박한 지구에서 선택된 자들만 우주의 낙원 UTS에 입성할 수 있다는 점으로 강자와 약자를 구분한다.
욕망으로 점철된 인간이 악으로 그려지고, 영원한 생명과 자정 능력을 손에 쥐기 위해 유전자 변형으로 만들어낸 꽃님이란 존재가 희망으로 여겨진다. 쓰레기 청소원 승리호 선원들 역시 각자의 욕심으로 꽃님이를 도구로 이용하려 하지만, 지구를 구하기 위해 UTS 대표 설리반과 맞선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다.
'승리호'는 미지의 세계인 우주, 우주선 체이싱, 액션 등을 VFX 전문가가 대거 투입해 화려한 CG로 완성해 속도감과 장르적 쾌감을 한껏 활용했다.
'서복'은 외피보단 메시지에 중심을 뒀다. 영화는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기헌(공유 분)이 서복(박보검 분)을 자신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호하지만, 인간의 잔혹함을 목격 한 후 권력층과 대립하는 이야기가 담겼다.
'서복'은 SF 장르에 기대하고 있는 화려한 볼거리에 기대지 않았다. 인간의 유전자 실험을 통해 복제인간을 만들어냈다는 소재가 SF와 맞닿아 있을 뿐, 삶과 죽음을 가치를 끊임없이 이야기 하는 드라마로 다가온다. 이용주 감독은 유한한 존재인 기헌과 무한한 존재 서복을 동행시킴으로써 죽음을 바라보는 두려움과 욕망을 응축시켰다.
다만 두 영화는 권력자들이 인간의 삶과 죽음을 쥐고 흔들려는 욕망, 이기심으로 탄생시킨 '서복'과 '꽃님이'가 구원으로 적용된 방식, 그들의 곁에 있는 태호(송중기 분), 기헌이 권력의 반대편에 서게 된다는 캐릭터 성장 활용은 유사했지만, 다루는 결이 완벽히 다르기 때문에 쉽게 서로를 연상시키진 않는다.
무엇보다 두 작품이 비슷해보이지만 차이점을 띄는 건 공개 방식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을 수차례 연기했던 두 작품은 OTT를 공개 방식으로 결정했다. 다만 '승리호'는 넷플릭스 단독 공개, '서복'은 극장과 '티빙'에서의 동시 상영을 선택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3개국에 동시 공개된 직후 '승리호'는 프랑스, 벨기에, 핀란드,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유럽과 아시아 국가에서 넷플릭스 스트리밍 순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화려한 볼거리를 강조한만큼 단점도 여실히 드러났다. 큰 스크린과 최적화된 사운드가 아닌 TV, 휴대전화, 테블릿PC로는 '승리호'가 그린 우주의 광활함과 속도감을 온전히 느끼기 부족했다.
'서복'은 극장과 OTT 동시 공개로 극장과의 상생 뿐 아니라 관객의 선택지를 넓히는 시도를 했다. 이 작품은 볼거리보다 배우들의 감정 연기가 주된 감상 포인트로, SF 장르의 OTT 공개에 대한 아쉬움을 해소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